정통망법 시행 첫날…"입틀막" 7·7법 극복법 공유·해외 커뮤 이동 움직임
"'~라고 주장한다'고 하면 괜찮나"…'7·7법 극복법' 공유
전문가 "국내 표현 위축 우려…명확한 기준 있어야" 지적
- 소봄이 기자, 김우진 수습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김우진 수습기자 =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첫날인 7일, 온라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이른바 '7·7법 극복법'이 공유되고 일부는 레딧·디스코드 등 해외 커뮤니티와 암호화 메신저 시그널로 옮기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허위·조작 정보를 고의로 유포해 피해를 내면 책임이 강화되는 개정법이 시행되자, 단정적 표현을 피하거나 국내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신 해외 플랫폼·폐쇄형 메신저를 대안으로 거론한 것이다.
이날 한 SNS 이용자는 "'입틀막법' 시행으로 애국 동지들이 계정이나 게시물 등을 관리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계정의 영구 정지나 알고리즘 방해 등으로 각자가 고립될 수 있어서 방안으로 시그널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으니 함께하자"고 초대 링크를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해외 플랫폼으로 이동하자는 글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이 커뮤니티가 타격을 입고 나면 더 이상 얘기할 곳이 없을 것 같다"며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언급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레딧이나 디스코드 등 해외 커뮤니티는 두고 국내 커뮤니티만 건드는 거 아니냐"고 적었다.
표현 방식을 바꿔 법적 책임을 피하자는 이른바 '7·7법 극복법'도 공유되고 있다. 단정적 표현 대신 "~라고 주장한다", "~라는 소리가 들린다"는 식으로 쓰거나 특정 정치인의 이름 철자를 바꾸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꿈'이나 '소설' 형식으로 쓰면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게시물을 올리기 전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법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정치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는 20대 직장인 여성 이 모 씨는 "요즘 뉴미디어가 발전해서 혐오 표현이나 음모론이 퍼지기 쉬워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저 역시 당분간 수위를 낮추거나 표현을 자제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씨는 "다만 처벌과 게시물 검토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며 "제한을 받으면 플랫폼을 옮기기보다 입을 닫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 모 씨(27·남)도 "언론마다 시각이 다르고 누군가는 가짜뉴스로 보는 내용을 다른 언론사는 사실로 볼 수도 있어 기준을 잘 모르겠다"며 "오늘부터 댓글이나 온라인 활동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개정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가 고의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피해를 낸 경우 실제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네이버·카카오와 구글·메타 등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에는 허위·조작 정보 신고·처리 체계와 운영 정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일반 이용자가 글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의견·비판이나 풍자·패러디 등은 원칙적으로 허위·조작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반 카카오톡 대화나 단체채팅방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 등 공개형 서비스는 적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앞서 지난 5월 올라온 개정안 시행 철회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14만 2248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법이 정권에 비판적인 게시글을 폭넓게 심의·제재하는 국가 검열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5만명 동의를 넘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규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 이용자들이 규제가 없는 해외 플랫폼으로 옮겨가게 되고, 국내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하는 것 자체가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번 제도로 손해배상이나 과징금 부담이 생긴 만큼 허위 정보 유통 자체는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플랫폼이 책임을 피하려고 가짜뉴스를 과도하게 규정하면, 법 취지와 달리 건전한 비판이나 권력·기업 감시까지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랫폼이 명확한 기준에 따라 자율규제를 하고, 팩트체크 기능도 활성화해야 한다"며 "팩트체크 기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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