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집·프락치 강요 피해자들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신청
녹화·선도공작 피해자 110명 직권조사 등 촉구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군사정권 당시 학생 운동에 참여했다가 강제 징집됐던 프락치 강요 공작 피해자 110명이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직권조사를 요구하며 진실규명 신청에 나섰다.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진상규명위원회(위원회)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화·선도공작 피해자에 대한 전수조사와 가해자에 대한 청문 조사 등을 촉구했다.
박정희·전두환 등 권위주의 정권 당시 보안사령부는 학생, 사회운동을 탄압·파괴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강제징집하고 사상전향과 동료 학생에 대한 감시 또는 동향 보고 등 '프락치' 활동을 강요하는 이른바 '녹화·선도 공작'을 벌였다.
위원회에 따르면 보안사에서 밝히고 진실화해위가 확인한 강제 징집 피해자는 2921명에 이른다.
회견 참석자들은 "강제 징집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불법 체포와 구금, 입대 후 특별관리와 동향 감시 등 위법과 인권 침해가 있었다"며 "특히 전두환 정권 보안사와 보안부대는 학생들을 연행해 구금한 상태에서 '심사'라는 명목으로 구타와 고문, 협박을 통해 진술서와 반성문을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강제징집 피해자인 양창욱 위원회 상임위원장은 "1983년 강제 징집됐다. 6월 17일 제 친구 김두황이 의문사 당했고 9월에는 과천 대공분실에서 12일 동안 보안사 심사 장교에게 조사를 받고 프락치 공작을 당했다"며 "43년이 지난 지금도 깊은 트라우마 속에 멍이 들어 있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보안사는 소격동 165번지에서 수많은 강제 징집 동료들을 고문, 구타하고 심지어 의문사로 내모는 등 국가 폭력을 가차 없이 자행했다"며 "국가가 보안사 고문 기술자들과 보안사 조사 했던 심사관들의 예우를 국가가 박탈하고 역사의 이름으로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진실화해위에 3기 들어 강화된 조사 권한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3기 진실화해위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의뢰 권한과 고발 및 수사 요청 권한 등을 갖는다.
양 위원장은 "지난 보안사는 대통령이 와도 보안사가 거꾸러져도 서류 한 장 줄 수 없다고 말했다"며 "기록에 의존했던 과거 조사 관행을 탈피해 조사관 강화와 압수수색 권고, 수사 의뢰 등 협력을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화해위에 현장 조사와 청문회의 조속한 실시를 요구했다.
앞서 2기 진실화해위 당시 녹화·선도 공작 피해자 700여 명이 진실규명 신청을 했으나 조사 범위의 제한으로 피해자의 진실규명 신청이 각하된 사례가 있었다. 3기 진실화해위는 조사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각하됐던 사건들에 대한 진실규명이 가능해졌다.
kit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