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권위 보직 반납에도 '요지부동' 안창호…"비난에 머무르지 말자"

안 위원장, 직원들에 "문제 해결 위해 적극 노력할 것"
간부 6명 보직 반납 선언했지만 인사 단행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2월1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진행되는 2025 인권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에 도착했으나, 인권위바로잡기공동행동(공동행동)등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에 의해 입장이 저지되고 있다. 2025.12.10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보직 반납을 선언했던 간부 6명의 보직이 그대로 유지된 가운데, 안 위원장이 1일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고수하는 발언을 직원들에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인권위 내부망 게시판에는 안 위원장이 직원 조회에서 한 발언이 일부 올라왔다. 게시물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서로 다른 의견이 비난이나 반목에 머무르지 않고 성숙한 대화로 이어질 때 우리 조직은 더욱 건강해지고 우리가 지향하는 인권의 가치도 더욱 분권해질 것"이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인권위 직원 여러분 최근 게시판에 위원회에 대한 걱정의 마음이 담긴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분이 느끼고 있을 고뇌를 저도 무거운 마음으로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해결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겠다는 마음만은 모두 같다고 믿는다"며 "지금의 상황이 더 나은 조직을 향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위원장인 저부터 마음을 열고 여러분의 진심을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한 인사, 예산, 조직과 관련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지난달 22일 공시된 인권위 정기 인사는 이날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6명 간부의 보직 반납 선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 내용은 변동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5일 김재석 군인권보호총괄과장을 시작으로, 19일 박광우 차별시정총괄과장, 22일 권혁장 기획재정담당관, 22일 윤채완 서기관(당시 권익위 파견), 23일 남경혜 정보화관리팀장과 육성철 광주인권사무소장이 보직 반납을 선언했다.

이들은 안 위원장 체제에서 과장 보직을 맡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간부들은 안 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안건을 의결했던 것과 최근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불참한 것을 공통적으로 비판했다.

안 위원장에 대한 인권위 내부의 비판은 취임 전후부터 계속돼 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안 위원장이 저서 등에서 반동성애 발언을 했던 사실은 취임 전부터 알려진 바 있다. 비판 속에서 취임한 안 위원장이 지난해 2월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을 의결하자 직원들은 "인권위가 내란에 동조한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후 안 위원장이 인권위 내부에서 직원들에게 반인권적 언행을 했단 공론화가 이뤄지면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안 위원장은 직원들에게 "여성들이 승진을 못 하는 것은 유리천장 때문이 아니라 무능해서 그렇다", "동성애자 아니죠?"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위원장이 지난달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하지 않자 직원들의 분노도 다시 한번 점화됐다. 인권위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간 매년 퀴어축제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부스를 운영해 왔으나, 안 위원장이 취임한 지난해엔 이례적으로 공식 부스를 운영하지 않았다. 올해도 불참하면서 2년째 부스를 운영하지 않게 됐다.

권혁장 기획재정담당관은 지난달 보직을 반납하며 인권위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안 위원장은) 윤석열 방어권 안건에 대해선 위원들이 안건을 제출하면 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하시곤, 퀴어 축제 참석의 건에 대해선 다른 잣대를 대셨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노조는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문정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지부장은 "이번 인사와 그간 안창호 위원장의 인권위 운영과 관련해 직원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중간에 전달을 막거나 축소 전달되는지 확인해 보고 대응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지난 22일 열린 제12차 전원위원회에서도 간부들의 보직 반납 선언과 관련해 "법과 인사 원칙에 따라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