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뱉은 여성 손으로 밀친 경찰 '과잉대응' 논란…전문가 "독직폭행 아냐"

"인격체에 대한 모독…공권력 행사 범위 내 대응"
반복된 욕설·도발 정황…가중처벌 가능성도

지난 22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김 모 씨(45)가 현장에 배치된 경찰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2026.06.26/ⓒ 뉴스1 한민아 수습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한민아 수습기자 = 경찰에게 침을 뱉은 시위 참가자의 얼굴을 경찰관이 손으로 가격한 장면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당시 대응을 최소한의 물리력 행사로 평가하며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한 40대 여성 김 모 씨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나오며 "모든 게 다 억울하다"고 했다.

지난 23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그는 "(경찰한테) 욕을 들은 것도 (내가) 욕을 한 것도 침 뱉은 것도 다 이유가 있다"며 되레 자신이 경찰에게 폭행당하고 목을 졸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현장에 있던 기동대원이 '얼굴에 침을 맡고 순간적으로 손이 나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김 씨가 체포되는 상황을 담은 영상이 퍼지며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영상 속 김 씨는 두 팔이 붙잡힌 채로 계속해서 경찰을 향해 침을 뱉었고, 경찰은 김 씨의 뺨을 손바닥으로 밀어내듯 가격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침을 뱉은 여자의 잘못이다"라거나 "경찰도 독직폭행이다", "(여성이) 때리기를 유도한 것"이라는 등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전문가들 "독직폭행 해당 안 돼…최소한의 대응"

경찰행정 및 법률 전문가들은 경찰의 대응 수준이 '과잉 진압'이라고 볼 정도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침을 뱉는 것이 폭력행위이기 때문에 폭력에 대해 경찰이 정당히 현행범 대응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 침을 뱉은 이에게 몽둥이를 썼다면 과잉 대응이겠지만 이번엔 최소한의 대응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대표변호사는 "침을 뱉는 얼굴을 일단 치우기 위해 그렇게 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며 "독직폭행이나 일반 폭행에 해당하진 않고 공권력 행사로 봐서 처벌받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역시 법원이 경찰의 대응을 반사적 행위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욕설을 넘어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은 경찰을 떠나 한 개인, 인격체에 대한 엄청난 모독"이라며 "공무집행방해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만들어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된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2026.6.22 ⓒ 뉴스1 이호윤 기자
뺨 맞은 후 "나 잘했지?"…폭행 유도 의혹도

김 씨는 문제가 된 영상 전후로도 주변 시위자들과 경찰을 향해 욕설하고 침을 뱉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에게 침을 뱉기 6분 전쯤 중년 여성 시위자를 중국인으로 몰며 손으로 툭툭 쳤다. 맞은 여성이 "쳤어?"라고 묻자 김 씨는 욕설과 함께 "고소해라"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김 씨는 "왜 그러시냐", "진정 좀 하시라"라고 타이르는 경찰에게조차 "말투부터 한국 경찰이 아니다" "저주 내릴 거다. 3대 다 멸족하고 내가 칼 들고 다닐 것"이라며 패륜적인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

그의 기행은 경찰관에게 침을 뱉고 뺨을 가격당한 후에도 이어졌다. 김 씨는 한 유튜버의 카메라를 향해 자랑하듯 "때렸다! 때렸다! 나 때렸어, 잘했지?"라고 물었다.

김 씨와 함께 생중계 방송을 하는 유튜버 역시 지난 23일 시위에 나서기 전, 라이브를 통해 "어제는 경찰 통제선을 무너뜨리고 뚫으려고 시도했다. 오늘은 (김 씨에게) 어제처럼 너무 하지 말라고 했고 좀 놀리면서 하라고 했다"며 경찰을 일부러 도발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임 교수는 모욕적인 언행이 반복된 경우, 오히려 김 씨가 가중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회성 행동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상습적인 성향이 있다면 (법적) 책임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범행이 반복되거나 피해 공무원이 다수인 경우 등을 가중요소로 보고 있다.

한편 법원은 지난 25일 김 씨에 대해 재범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