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태극기·공연 굿즈 엇갈린 올림픽공원…주말에도 이어진 개표소 봉쇄 집회
파크뮤직페스티벌·일본 밴드 킹누 공연 관객 몰려
오전 9시 8000명대→오후 2시 2만2000명대 '북적'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비를 입은 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외쳤다.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일본 밴드 킹누(King Gnu) 공연과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섰다.
이날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세 번째 주말을 맞았다. 지난 5일 이후 약 2주간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친 뒤 애국가 제창하는 것을 반복했다. 이들은 궂은 날씨에도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쓴 채 핸드볼경기장 앞을 지켰다.
비로 인해 바닥에 앉기 어려워지자 간이 의자를 가져온 사람도 있었고, 차량 트렁크를 열어 돗자리를 깔고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도 있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현장을 찾은 참가자도 일부 눈에 띄었다.
반면 같은 시간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인근에는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시민 수백명이 줄을 섰다. 공연 관계자와 안전 요원들이 확성기로 "네 줄로 서달라"고 안내해 입장 줄은 비교적 질서 있게 유지됐다.
낮 12시부터는 티켓 교환과 MD(공연 굿즈) 현장 수령·판매가 진행됐다. 굿즈 중 하나인 타월을 어깨에 두른 팬들은 공연장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 등 들뜬 모습을 보였다.
한쪽에서는 재선거를 촉구하는 구호가 울려 퍼졌고, 다른 한쪽에서는 공연 음악과 관객들의 기대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와 대조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목 주변에는 집회 부스와 함께 '부정선거 재선거' 등 문구가 적힌 종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그 사이로 공연 굿즈를 손에 든 팬들과 태극기·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이 뒤섞여 지나갔다.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을 찾은 정 모 씨(23·여)는 "같은 공간에서 전혀 다른 목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신기하다"면서도 "시위 참가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건 존중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은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온 김 모 씨(30·남)는 "핸드볼경기장이 봉쇄되면서 페스티벌 장소가 변경돼 아쉽긴 하다"며 "그래도 생각보다 시위 구역과 페스티벌 구역이 분리돼 있어서 공연을 즐기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오후 들어 집회 참가자와 공연 관람객이 동시에 몰리면서 올림픽공원 일대는 더욱 붐비고 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올림픽공원 일대 인구는 8000~8500명 수준이었으나 오후 2시에는 2만2000~2만4000명까지 늘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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