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장병 고려해야" 인권위, 국방부에 급식환경 개선 권고키로

인권위 내 갑질·괴롭힘 조사할 자문기구 설립 논의도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2.9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방부에 채식주의자, 종교식 필요 장병, 알레르기 장병 등 급식 소수자를 위해 군 급식 환경 개선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18일 오전 제20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급식소수자 장병의 건강권 등 보장을 위한 군 급식 환경 개선 권고의 건'을 의결했다.

앞서 인권위는 2019년 군대 내 단체 급식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진정을 접수했다. 이 진정을 계기로 국방부는 2020년 채식주의자 장병을 위한 급식 규정을 신설할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인권위는 2023년부터 군 장병 급식 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기본 급식비가 1일 기준 2019년 8000원에서 2026년 1만 4000원으로 오르는 등 전반적인 개선이 이뤄졌으나, 급식소수자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사실을 확인했다.

인권위가 규정한 급식소수자란 다수와 다른 식생활, 식생활 조건, 신념, 건강상 이유 또는 종교적 사유로 일반 규칙 체계만으로는 충분히 보호받기 어려운 이들로, 채식주의자, 종교식 필요 장병,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장병 등이다.

인권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병사 989명 중 채식주의자는 0.5%(5명), 종교식이 필요한 장병은 2%(20명) 수준이었다. 인권위는 두 경우 모두 특정 식사를 요청했으나 제공받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군급식기본법 또는 하위 법령에 급식소수자의 개념, 범위, 국가의 보호 의무 등을 담도록 개정을 추진할 것과, '부대관리훈령'과 '군 인권 업무 훈령'에 급식소수자 관련 내용을 명시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보호위원회 운영규칙' 제정안에 대한 심의도 진행됐다. 인권보호위는 갑질, 괴롭힘 등 피해에 대해 감사, 조사 등 역할을 하기 위한 자문기구가 될 전망이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