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사기용' 코인 140억원 세탁 일당 대거 적발

캄보디아 총책 현지 체포 후 구속…국내 송환 조율
로맨스스캠 조직원·무등록 환전상 등 56명 송치

피싱 조직원들이 해외 거래소에서 넘겨받은 테더코인을 국내에서 현금화한 방식.(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가상자산을 이용해 해외에서 넘겨받은 140억 원의 범죄자금을 국내에서 현금화한 뒤 투자사기 범행에 사용한 피싱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국내 범죄 피해금을 캄보디아로 빼돌린 로맨스스캠 조직원들과 무등록 환전상들도 함께 대거 적발했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특정금융정보법 위반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피싱 조직 자금세탁책 9명, 로맨스스캠 조직원 14명, 무등록 환전상 33명 등 56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가운데 피싱 조직 자금세탁책 2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캄보디아에 체류하던 피싱 조직 총책 A 씨(29)에 대해 지난 4월 11일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고, 지난 5월 2일 현지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A 씨의 국내 송환 절차를 조율 중이다.

이들 9명은 2024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캄보디아 거점 총책의 지시에 따라 해외 거래소에서 넘겨받은 140억 원 상당의 테더코인(USDT)을 국내에서 현금화해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캄보디아 화폐로 후이원 거래소에서 테더를 매수한 뒤 국내 거래소로 전송했다. 이후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를 매도해 현금화하고, 그 돈을 총책이 관리하는 대포통장이나 유령법인 명의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돈이 투자사기 피해자 등에게 지급되는 미끼용 수익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로맨스스캠 조직원들이 국내 범죄피해금을 캄보디아로 빼돌린 방식.(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국내 범죄 피해금을 캄보디아로 빼돌린 또 다른 로맨스스캠 조직원 14명도 검거됐다. 이들은 2024년 9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범죄피해금 28억 원 상당을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로 바꾼 뒤 캄보디아 현지 결제망인 후이원페이를 통해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로부터 대포통장으로 돈을 받은 뒤 국내 거래소에 원화를 송금해 테더를 매수했다. 이후 국내 거래소에서 후이원 거래소로 테더를 전송하고, 이를 캄보디아 화폐로 환전해 현지 총책 등에게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싱 조직 자금세탁책과 로맨스스캠 조직원들이 테더 구입과 국내외 거래소 간 전송 등을 반복한 횟수는 2만 4500회에 달한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약 6억 5000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했다.

경찰은 이들이 자금세탁에 이용한 1만여 개 계좌가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등 피싱 범죄 265건, 피해액 257억 원 상당과 연관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무등록 환전상 33명도 검거했다.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과 지인 등을 상대로 일정액 수수료를 받고 국내외 거래소에서 테더를 사고팔아 63억 원 상당을 불법 환전해 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테더를 매수해 거래소 간 전송한 뒤, 이를 외화나 원화로 매도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무등록 환전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로맨스스캠 조직과 자금세탁 경로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타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대행하거나 가상자산을 이용해 원화로 환전해 주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가상자산을 악용한 자금세탁과 불법 환전 범죄를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