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마약 테러설' 퍼트린 60대, 1심서 징역 6개월 실형

"의견 개진에 불과" 혐의 부인에도 법원 유죄 판단…피고인 항소
과거 서울대 프락치 사건 주동, 징역 1년 6개월 선고 이력도

서울서부지법 ⓒ 뉴스1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소봄이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성준규 판사는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모 씨(67)에게 지난 9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조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네이버 블로그·디시인사이드 등)와 해외 영상 플랫폼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담은 게시글 362개(동영상 299개·게시글 63개)를 올린 혐의를 받는다. 조 씨가 올린 영상에는 개인 후원 계좌도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씨는 이태원 참사로 158명이 압사해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며 '테러범이 고의로 사람을 밀었다', '마약 테러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글과 영상을 반복 게시했다.

또 심폐소생술(CPR) 장면을 근거로 일부 환자가 참사와 무관한 원인으로 쓰러졌다고 주장하고, 피해자들이 옷을 벗은 것은 마약 영향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들을 두고 "리얼돌처럼 보인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조 씨는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게시글은 특정 유족을 지목하지 않았고 사고에 대한 의견 개진에 불과했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조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조 씨는 이에 불복해 전날(10일)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한편 서울대 국사학과 77학번인 조 씨는 1984년 서울대 민간인 고문 사건 당시 폭행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이 사건으로 1986년 4월 11일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서울대 프락치 사건'으로도 불린다. 당시 서울대 학생회 간부들이 민간인을 '프락치'로 의심해 교내에 감금한 뒤 자백을 강요하며 물고문 등 집단 폭행을 가한 사건이다. 피해자 4명은 대학생, 공무원 시험 준비생, 재수생 등이었고 이들은 최소 22시간에서 최대 6일간 감금된 상태로 고문을 당했다.

당시 사건으로 학생회 간부 2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서울대 78학번으로 복학생협의회 회장이었던 유시민 작가도 폭행 주동자로 지목돼 구속됐고, 조 씨 역시 주동자로 지목됐다. 조 씨는 사건 1년 2개월이 지난 뒤에야 지명수배 끝에 검거됐다. 유 작가와 조 씨 등 6명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