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선관위 책임져야"…시민사회 성토(종합)

"헌법기관 선관위, 치외법권적 위치 착각 안 돼"
6·3 지방선거 결과에는 "민생 책임 무겁게 받아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4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긴급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4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신윤하 기자 = 노동·시민·사회단체가 6·3 지방선거와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검토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평가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서울 내 투표소 14곳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치러진 전날 서울 송파구 12개, 강남구와 광진구 각 1개 투표소 등 총 14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은 "개표방송을 보면서 공직선거법을 보리라고 생각도 못 했다. 이건 제대로 짚어봐야 할 문제"라며 "선관위가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헌법기관 아니었으면 받아야 하는 견제로부터 조금 자유로운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일을 계기로 중앙선관위를 포함한 구 단위 선관위까지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기민 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도 "대법관이 위원장으로 있다 보니 국민 대의를 잘 반영하고 투표 편리성과 정확성 이끌어낼지 대한 관심이 없고 선거 관리가 법에 저촉되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위치에 머무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선관위가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스스로 치외법권적 위치에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어이없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선관위가 책임져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선관위의 안이한 선거사무 관리로 유권자의 참정권이 근본부터 침해받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로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책임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가 주장하는 소위 '부정선거'와는 거리가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이러한 시비를 미연에 방지하고 이후에는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하여 이번 사태의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는 선거관리의 기본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문제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와 다름없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 책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3일 오후 경북 안동시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선거관리원들이 6.3 지방선거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2026.6.3 ⓒ 뉴스1 신성훈 기자

한편 이날 대부분의 투표함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시민사회의 비판과 제언도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해 "내란을 비호하고 옹호했던 세력은 여전히 적지 않은 지방권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내란 사태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책임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며 "새롭게 구성될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는 노동과 민생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짚었다.

한국노총은 결과에 대해 "대선 이후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정부·여당에는 국정 운영에 대한 경고와 성찰을, 야당에는 대안세력으로서의 책임있는 역할을 주문했다"며 "정부·여당은 오만과 자만을 경계하고 국민 앞에 더욱 낮은 자세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더 이상 성소수자 혐오가 곧 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확인됐다"며 "새롭게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혐오와 배제를 넘어 모두가 평등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공존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하고, 국민의힘은 4곳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막판 역전승을 거뒀지만, 그 외에는 전통적인 표밭인 경북·대구·경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