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상품권 거래라 문제없다?"…법 허점 파고든 '변종 사채'

[변종 사채의 덫] ②1~2년 새 온라인 카페 확산
피해자 사기로 되레 고소도…120곳 이상 수사중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경찰이 '상품권 사채' 피해가 잇따르자 상품권 사채를 단순 불법 대부가 아닌 '변종 불법사금융'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일명 '상품권 깡' 변종 사채는 상품권을 거래하는 외관으로 대부업법 규제를 빠져나가는 데다, 피해자를 고소해 추심을 압박하는 탈법적 행위가 선을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네이버 카페 운영자와 업자 간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최근 상품권 사채 영업이 이뤄진 네이버 카페 3곳에 대해 접근 제한 조치를 요청한 데 이어 불법사금융 정황이 확인되는 카페에 대해서도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사채는 돈을 빌려준 뒤 직접 협박하거나 추심하는 방식이었다면, 상품권 사채는 거래 형식을 이용해 법망을 피하려는 구조"라고 했다.

그동안 업자들은 "상품권 거래는 단순 매매일 뿐 금전대차가 아니다"는 논리를 내세워 대부업법 적용을 피해 왔다. 경찰은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한 상품권 사채가 최근 1~2년 사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심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피해자에게 나체 사진을 요구하거나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직접적인 불법추심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상품권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보내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상품권 사채는 상품권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겉으로는 정상 거래처럼 꾸미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금전을 빌려주고 고금리 이자를 받는 구조다. 이에 경찰은 이면에 대부 계약이 있었는지 수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부산경찰청을 중심으로 상품권 사채 업체 120곳 이상을 특정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자 진술과 고소 사건 등을 토대로 산재한 사건들을 병합해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도 최근 들어 이 같은 구조가 대부업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고소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기존 사금융 업자들이 제기한 고소 사건까지 함께 모아 병합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민간 피해자 지원 단체와도 정보를 공유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TI인권시민연대 불법사채대응센터 측은 "최근 경찰청에 주요 업자와 운영 구조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카페 자체가 불법사금융을 위한 공간이라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온라인상 상품권 거래라도 실제로는 고금리 대출인 경우가 많은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온라인·비대면 기반 소액 대출 접근이 쉬워지면서 불법사금융 피해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특별단속을 진행 중이며, 단속 시작 약 6개월 만에 총 1284건·1553명을 검거했고 이 중 51명을 구속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