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측 "인권위, 혐오집회 참여하면 부스 거절"(종합)

안창호 "양측 혐오 표현 대응 모니터링"
서울퀴어문화축제 "부스 신청 기간 지나…조건들 선행돼야"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2026 제27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5 ⓒ 뉴스1

(서울=뉴스1) 유채연 신윤하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지난해 불참했던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하는 동시에 반(反)동성애 집회에도 참석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측은 안 위원장이 반동성애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등 축제 조직위원회 측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스 신청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인권위가 성소수자의 존엄과 권리를 요구하는 축제와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혐오를 선동해 온 집회를 동일 선상에 놓고 대응하겠다는 것은 인권의 가치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직위는 반동성애 집회인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를 비롯한 혐오 집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제시하는 등 안 위원장과 인권위에 대한 5가지 요구 사항을 밝혔다. 안 위원장이 조직위 측이 제시한 선행 조건들을 이행하면 부스를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선행 조건에는 혐오 집회 불참 외에도 △성소수자 혐오 표현과 차별 선동에 대해 명확하고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밝힐 것 △안 위원장이 과거 성소수자 혐오·차별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할 것 △안 위원장이 성소수자 인권과 서울퀴어문화축제의 가치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입장을 밝힐 것 △이러한 원칙을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어갈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직위는 지난 3월 초 인권위에 공식 파트너십 제안서를 전달했으나 인권위가 절차에 따른 참여 신청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인권위는 정식 절차에 따른 참여 신청을 진행하지 않았고 이에 조직위는 최종적 불참을 안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부스 신청 기간이 이미 지났다"며 "(조직위가 제시한 선행 조건들을) 받아들인다고 했을 때 부스를 받아들이는 것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인권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제9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성소수자 혐오차별 예방을 위한 퀴어문화축제 참여 추진 의결의 건'을 심의했다.

안 위원장은 심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인권위는 서울퀴어문화축제 부스를 설치하고 인권 지킴이단 운영을 통해 (퀴어축제와 반동성애 집회) 양측 행사 관련 혐오 표현 대응과 물리적 충돌 예방 등을 위한 모니터링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퀴어축제뿐만 아니라 보수 기독교 단체인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가 '맞불집회'로 개최하는 반동성애 집회에도 방문하겠다고 전했다.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는 2015년부터 퀴어축제 때마다 반동성애 집회를 열어온 기독교 단체다. 이들은 이날도 전원위가 열리기 전 인권위 건물 1층에서 집회를 열고 퀴어축제를 비난했다.

안 위원장은 "서울퀴어문화축제 및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행사 기간 중에 근거 없이 상대방 측을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적시하는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언행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서울퀴어문화축제 및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를 방문해 상대방을 존중하게 배려하며 모든 사람의 인권 신장과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