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팔아야 해" 시어머니 묘 파낸 80대 며느리…징역형 집유

[사건의 재구성] 상속받은 땅에 있는 묘 발굴, 유골 화장
"제사주재자나 직계비속 동의 없이 분묘 발굴 죄질 나빠"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2023년 7월17일 오전 8시 30분 80대 A 씨는 시어머니의 묘를 파내고 유골을 화장했다.

집안의 맏며느리였던 A 씨는 이 일을 자기 자녀들과만 이야기했을 뿐, 시가 측에는 허락이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진행했다.

A 씨가 갑작스럽게 묘를 발굴한 이유는 땅을 팔기 위해서였다. 1997년 남편이 사망하면서 땅을 상속받은 A 씨가 자신의 명의인 해당 토지 매매를 위해 그 땅에 있는 시어머니의 묘를 없애기로 결정한 것이다.

뒤늦게 이 일을 알게 된 시가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A 씨는 분묘발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장남인 남편의 사망으로 자녀들과 시어머니의 유체 및 유골을 상속받아 공유하게 된 것"이라며 "자녀 전원의 동의로 분묘를 발굴해 유골을 화장한 것은 제사주재자의 관리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어머니 사망 후 A 씨의 남편은 어머니의 제사를 단 한 번 주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 사망 후 A 씨는 시어머니의 제사를 지내지 않았고, 시어머니의 다른 자녀가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벌초 등 분묘 관리 역시 묘 발굴 이전까지 약 10년간 다른 형제들이 관리하고 있었다.

결국 A 씨는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제사주재자의 지위에 있지 않은 피고인과 자녀들이 시어머니의 유체 및 유골 등을 공동으로 상속받아 관리할 권한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A 씨는 시어머니의 직계 자녀들의 허락이나 동의 없이 전격적으로 분묘 발굴을 했고, 그 과정에서 발굴 현장에 참여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며 "종교적·관습적 양속에 따른 예를 갖춰 발굴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지 매매를 위해 제사주재자나 직계비속들의 동의 없이 분묘를 발굴해 죄질 및 범정이 좋지 않고,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직계비속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2심은 1심을 파기하고 A 씨의 형을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창원지법 형사합의3-2부는 최근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고, 망인의 자녀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요소"라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사죄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고인이 망인의 자녀들을 위해 1인당 100만 원씩 형사공탁을 한 점과 별건의 민사소송을 통해 추가적인 피해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인정된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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