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노동절 전 국민 유급 첫 적용…노동권 격차 여전"

공무원·교사까지 확대 첫 적용…현장선 64.8%만 보장
"AI 확산 속 일자리 대체·취약노동자 권리 침해 우려도"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뉴스1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오는 1일 노동절을 맞아 "올해부터 노동절이 유급휴일로 확대된 만큼 노동의 가치와 권리를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29일 성명을 통해 올해 노동절은 두 가지 변화가 맞물리며 의미가 커졌다고 했다. 먼저 63년 만에 법 개정을 통해 공식 명칭이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변경됐다.

안 위원장은 "'근로'(勤勞)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돼 온 용어로 국가나 기업의 통제에 순응하며 일하는 수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노동의 자주성과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며 "이번 명칭 변경은 노동의 능동성과 주체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노동절의 핵심 변화로 유급휴일 적용 확대를 꼽았다. 그동안 노동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돼 공무원과 교사 등은 유급휴일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관련 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전 국민에게 적용되는 유급휴일로 보장됐다.

안 위원장은 "노동절을 유급휴일로 지정한 것은 단순한 휴일을 늘리는 의미가 아니라 노동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조사 결과 노동절 유급휴일을 보장받는 비율은 64.8%에 그쳤다.

지난 2월 2일부터 8일까지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정규직의 75.8%가 유급휴일을 보장받는 반면 비정규직은 48.5%, 프리랜서·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40.7% 수준이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83.5%가 보장됐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41.7%에 불과했다.

임금 수준 별로도 월 소득 500만 원 이상의 경우 83.1%가 보장받았지만 월 150만 원 미만은 43.3%에 그쳤다.

안 위원장은 "노동절 적용에 있어서조차 고용 형태와 사업장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확인된다"며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노동권 침해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AI 도입으로 일자리 대체가 심화하고 플랫폼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권리 침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AI가 채용·평가·해고 과정과 노동자 감시 등에도 영향을 끼쳐 인권 침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제도는 AI 산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노동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안 위원장은 "노동절이 우리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고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되새기는 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