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정원 비밀 누설' 김병기 장남 피의자 소환

국정원 직원 장남, 의원실 전 보좌진에 업무 전달 의혹
김 의원·장남 혐의 부인…국정원도 "비밀 아냐" 서면

김병기 무소속 의원. 2026.4.8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장남이자 국가정보원 직원인 김 모 씨가 국정원 업무를 외부에 전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김 씨는 아버지인 김 의원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보좌진에게 국정원 관련 업무를 맡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김 씨를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비밀 누설)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국정원 직원 신분을 고려해 신원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청 마포청사가 아닌 일선 경찰서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국정원에 근무하면서 아버지 김 의원 의원실 보좌진에게 연락해 해외 정상급 인사의 국내 기업 방문 가능성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고, 관련 내용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 씨는 보좌진에게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이 한화생명과 한화오션을 방문한다는 정보의 진위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보좌진은 한화그룹에 이를 문의한 뒤 김 씨에게 답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달한 내용은 비밀이 아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보위 소속 보좌진은 비밀 취급 인가를 받은 만큼 누설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정보가 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당시 김 의원이 국정원을 피감기관으로 둔 정보위원회 위원이었으며 보좌진 역시 2급 비밀 취급 인가자라는 점에서 누설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보좌진에게 해당 업무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 김 의원도 경찰에 출석해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아들이 아니라 다른 국정원 직원이 요청했어도 도왔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도 김 씨가 공유한 업무 내용이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경찰에 서면으로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차남 취업·대학 편입 청탁 등 13가지 비위 의혹이 제기된 김 의원 사건을 지난해 9월부터 약 8개월째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10일까지 김 의원을 7차례 불러 조사했으며, 현재까지 추가 소환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수사가 진행된 혐의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고 하는데 조금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며 "일부 혐의는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