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체계 개편 코앞인데…경찰, 부실수사·기강 해이 잇단 악재

수사 역량 도마에…수사정보 유출, 음주 등 비위 터져
"조직 장악력 한계"…'인사 지체 영향' 목소리도

경찰청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체제 출범으로 경찰의 수사 환경도 대대적인 변화를 앞둔 가운데, 경찰에 잇따른 악재가 터지며 난감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제도 개편을 앞두고 경찰의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에 수사 역량과 조직 기강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면서, 경찰 수뇌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찰은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부실 대응과 고(故) 김창민 감독 사건 등을 계기로 수사의 미흡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강남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이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경찰이 음주 운전으로 입건되는 등 내부 비위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검찰과의 갈등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보완 수사 요구를 둘러싼 이견이 공문 형태로 오가며 검·경간 긴장이 표면화된 것이다.

최근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원주경찰서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으나 반송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원주경찰서는 보완 수사 요구 반송 공문에 '검찰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적 등 홍보에 적합하지 않은 단순 민원성 사건에서는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경찰을 하급 기관처럼 보고 있다'고 적었다.

안팎으로 난맥상이 이어지자, 경찰 수뇌부는 기강 다잡기에 나선 상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20일 서한문을 통해 "일부 경찰관의 부적절한 사건 처리와 개인 비위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경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경찰의 작은 과오도 곧 국민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모두가 한층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다음 달 3일까지 2주간 전 관서를 대상으로 일반 비위 경보를 발령하고, 비위 예방 교육 실시를 지시했다. 직무 비위 감찰 첩보를 집중 수집하는 등 특별 감사 감찰도 진행하기로 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도 지난 13일 정례 간담회에서 "일부 수사 미비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선 국수본에서 직접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경찰 안팎에서는 거대해진 조직 규모에 비해 내부 통제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비대한 조직'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각지에 있는 일선 경찰서를 촘촘히 관리·감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조직이 너무 크고 사람이 워낙 많아서 완벽히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인사 지체가 조직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정부가 경찰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까지 나온다"며 "인사가 늦어지며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업무도 해이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이 보완 수사 지시 성공 사례를 잇달아 홍보하는 점도 경찰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검찰개혁추진단에서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토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양 기관 간 신경전이 계속 이어질 경우 경찰의 수사 역량이 저평가되는 등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박 본부장은 "수사체계 개편 전후로 국가 전체 수사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며 "공소청 등과의 협력 강화 방안과 형사소송법 개정 등 쟁점에 대해서도 검찰개혁추진단 논의 틀 안에서 질서 있게 의견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