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한적"…변호사 등 100명 의견서 국회 제출

직장갑질119 "정부안, 근로자 차별 공고화…제한적 권리만 인정"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에서 한 배달라이더가 오타바이를 타고 지나고 있다. 2025.7.4 ⓒ 뉴스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정부가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특수고용노동자 등도 노동자로 보는 노동자 추정제를 반영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직장갑질119가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재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직장갑질119는 9일 "정부가 발의한 법안이 특고·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에 대한 차별을 공고화하고 이들에게 제한적 권리만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담긴 노무사·변호사·활동가 100명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직장갑질119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다른 법률이 우선 적용된다'는 조항을 둬 스스로 보충적 법률로 위치를 낮추고 있어 기본법으로서의 원칙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두고 있지만 사업주 의무는 '노력해야 한다'는 수준에 그치며, 제재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 법안은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 아닌 권리를 선언하는 데 그치는 법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적용 대상을 노무 제공자로 한정하고 있어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하는 개념과도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사용자와 일하는 사람의 관계를 대등한 계약 관계로 전제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며 "이번 법안은 분쟁 해결을 강제력 없는 조정 절차에 맡기고, 계약 변경과 해지 역시 '합리적 이유'만 있으면 가능하도록 규정하는 등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개정안이 노무 제공자 등을 포함해 근로자 정의를 확장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으로 근로자를 보호하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개정안은 노무제공자를 일정한 경우 근로자로 추정하도록 하여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근로자 정의 자체를 확장하지는 않고 있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실질적으로 넓히는 것이 아니라 일부 분쟁에서의 입증 부담만 조정하는 데 그친다"고 꼬집었다.

직장갑질119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