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병기 2일 재소환…'강선우 공천헌금 묵인' 업무방해죄 적용

강선우 '1억 원' 수수 정황 알고도 묵인한 혐의
父子 같은 날 소환…'허리 통증' 金 건강 상태는 변수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공천헌금 수수 등 13개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4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6.3.31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차남 취업·대학 편입 청탁 등 13가지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을 경찰이 이틀 만에 다시 불러 조사한다. 20일간 멈춰 있던 수사가 전날 재개된 데 이어, 경찰은 이번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1억 원 공천헌금 수수 묵인 의혹'과 차남 관련 의혹을 함께 들여다보며 막판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오는 2일 김 의원에 대한 5차 소환 조사에 나선다. 김 의원은 전날(31일) 약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전날 조사에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1억 원 공천헌금 수수 묵인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혹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서 1억 원을 전달받아 보관 중'이라는 취지의 내용을 김 의원에게 알렸는데도, 이를 묵인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은 서울시 광역·기초의원 공천을 관리·감독하는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강 의원은 공관위원을 맡고 있었다.

당시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김 의원은 강 의원에게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 통과시킬 수 없다"며 "이것에 대해 내가 안 이상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묵인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실상 공천 배제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그러나 이들의 대화 다음 날 발표된 공천 심사 결과에서 김 전 시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았고, 이후 선거에서 당선됐다.

경찰은 김 의원이 당시 공관위 간사로서 공천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다른 위원들에게 알리지 않아 공관위의 심사·의결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업무방해 혐의는 위계나 위력으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수사당국은 김 의원이 공관위 간사로서 금품 수수 정황을 보고받고도 이를 묵인한 것이 다른 위원들을 착오에 빠뜨려 공정한 심사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2일 김 의원 차남 김모 씨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씨는 숭실대학교 편입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같은 날 김 의원도 재소환되지만, 부자가 같은 시간 소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소환 조사는 지난 11일 3차 소환 당시 김 의원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약 5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하고 귀가한 뒤 20일간 멈춰 있었다. 그러나 전날 4차 소환이 재개된 데 이어 이틀 만에 5차 조사 일정이 잡히고, 차남까지 같은 날 추가 소환되면서 경찰이 막판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다만 김 의원의 건강 상태는 수사 일정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 복대를 찬 채 경찰에 출석했고, 몸 상태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별로 안 좋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해 전날 조사도 약 5시간 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장시간 조사가 쉽지 않은 만큼 추가 소환이 이어지며 수사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