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사망해도 배상하면 면책?"…경실련, 의료분쟁조정법 중단 촉구
"대불제 폐지·수사심의위 도입은 피해자 보호 역행"
"국회 복지위 밀실 입법, 전면 재검토해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환자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이라며 처리 중단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의료사고 형사 기소 제한 특례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사고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어도 손해배상이 이뤄지면 형사 기소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현행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사고에 대해 분쟁 조정과 손해배상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책임은 별도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의료인이 필수 의료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로 사고를 낸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손해배상만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도록 하는 특례를 담고 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지난 11일과 13일 해당 개정안을 통합 조정한 대안으로 의결했다.
의료계는 의료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이른바 '사법 리스크'를 필수 의료 기피 원인으로 지목해 왔지만, 경실련은 이에 대해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의료인에 대해서만 형사 특례를 부여하는 것은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며 "피해자의 재판 절차 진술권을 침해하고, 형사처벌을 원하는 피해자는 민사상 배상을 포기해야 하는 불합리함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사고의 중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의료사고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수사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서도 "준사법기관이 수사에 개입하는 것으로 현행 사법 체계와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의료사고의 중과실을 12가지 유형으로 한정한 데 대해 "다양한 의료사고를 획일적으로 규정해 오히려 중대한 과실이 면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의료기관이 배상 능력이 없을 경우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대불제도'를 폐지하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의료기관이 파산 등으로 배상 능력이 없는 경우 피해자가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어 피해자 보호에 역행한다"고 했다.
경실련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해당 개정안을 기습 처리한 건 사실상 밀실 입법"이라며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환자 피해 구제를 강화하기 위해 국가 책임의 공적 배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