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술타기 의혹' 이재룡…핵심은 '측정 방해 목적' 입증
현장 이탈·동석자 진술·통신기록 등도 주요 증거로 작용
"음주 사고 후 또 음주 이례적"…입증 책임 전환 의견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음주운전 혐의를 인정한 배우 이재룡 씨(61)가 '음주측정방해' 혐의로 추가 입건되며 실제로 이 씨가 측정을 방해할 목적이 있었는지 입증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직접적 증거 외에도 현장 이탈 여부·동선 등 간접 증거가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 씨는 지난 6일 오후 11시쯤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담역 인근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음주운전 및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그는 사고 3시간 후 지인의 집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흘 뒤 피의자 신분으로 첫 경찰 조사를 받은 그는 음주운전 혐의를 "오래전에 바로 인정했다"고 답했다. 이 씨는 사고 전 총 세 개의 모임에 참석해 마지막 자리에서만 소주 4잔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후 이 씨가 사고 후 또 다른 술자리에 참석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씨는 사고 직후 청담동 자택에 차를 세운 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증류주 1병과 안창살 2인분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가 도주 뒤 술을 더 마셔 사고 당시 음주 수치 추정에 혼선을 주는 '술타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음주측정방해' 혐의를 추가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5항에 따르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은 자동차 등을 운전 후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해당 법령은 '음주 뺑소니'사고를 낸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2024년 술타기 방식으로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한 사례를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대검찰청이 나서서 법무부에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할 것을 입법건의했고, 2024년 12월 신설돼 지난해 6월 4일부터 시행 중이다. 아직 판례는 많이 쌓이지 않은 상태다.
술타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 씨에게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서인석 변호사(법무법인 호암)는 "이런 경우 직접 증거가 있는 경우보다도 간접 증거가 중요한 경우가 많다"며 본인 자백, 동석자 및 목격자 증언, 술자리 계산 내역, 카카오톡 등 메신저 내역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서 변호사는 △피의자가 음주 측정을 해야 될 만한 상황을 인식한 상태였는지 △현장을 이탈했는지 △일반적으로 술을 마셨다고 의심이 되는 상황인데 급히 어딘가로 이동해 추가로 술을 급하게 마셨는지 등은 술타기가 의심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측정 방해 목적을 입증할 책임이 수사기관뿐만 아니라 일부 이 씨 본인에게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경일 변호사(법무법인 엘앤엘)는 "목적범이라 하더라도 정황상 술을 마시고 난 뒤 사고를 내고 또 술을 먹는다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며 "목적과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본인이 입증해야 할 문제다"라고 했다.
그는 "(사고) 전에 술을 마셨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난다면 그 이후에 술을 마신 것은 음주 측정을 방해할 의도로 봐야 한다. 입증 책임이 (피의자에게로) 전환된다"고 덧붙였다.
음주측정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초범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운전면허 취소 가능성도 있다. 동종전과로 확정판결 후 10년 내 재범한 경우에는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이 늘어난다. 이 씨는 2003년에도 음주 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입건돼 면허가 취소된 전력이 있다.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만약 이 씨의 음주측정방해 혐의가 인정될 경우 향후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음주운전 전과가 있고, 수사 초기 말을 바꾼 점 등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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