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여성은 탄핵 광장에 선 여러분"…여성의날 앞두고 '보랏빛 물결'
제41회 한국여성대회…'61년 만에 무죄' 최말자 씨 "가장 큰 의미는 연대"
"성평등 미래로 발돋움"…부스 참여·기념사진 시민들 인파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윤석열 탄핵 광장에서 성평등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한 여성들입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에서 개최한 제41회 한국여성대회는 '올해의 여성운동상' 주인공들로 가득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탄핵 광장에서 성평등 민주주의를 외친 모든 여성이 수상했다.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들이 이날 이곳에 모여 서로의 수상을 축하했다. 서십자각 한복판엔 시민들이 '제37회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레드카펫이 마련됐다. 시민들은 꽃다발과 상패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울 YWCA 부스를 운영하고 있던 박소영 씨(30·여)도 메달 모양 손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박 씨는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추위 속에서 벌벌 떨면서 탄핵을 기다렸던 여성들에 대한 뜻깊은 헌정"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성적으로 평등한 미래를 위해 발돋움할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시민들은 드레스코드인 '보라색'의 옷, 모자, 머리띠 등을 착용하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고 적힌 스카프와 손팻말을 들어 올렸다. 보라색 모자를 쓰고 온 황유현 씨(33·여)는 "지난해에도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했는데, 올해는 이곳의 모두가 여성운동상을 받게 돼 더 뜻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한국여성대회엔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마련한 50여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정의기억연대 부스를 방문한 김혜연 씨(27·여)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성별임금격차 OECD 1위 오명을 벗지 못했고 여성혐오 범죄도 판치고 있지만,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이 있기에 세상은 한 걸음 한 걸음 바뀌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렇게 여성이라 축하할 수 있는 하루에 많은 사람들과 기쁨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3·8 여성선언을 발표하며 △차별금지법 제정 △젠더폭력 피해자의 존엄한 일상과 권리 보장 △노동과 재생산권의 실질적 성평등 보장 △성평등 개헌 및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를 촉구했다.
연대의 중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분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인 최말자 씨는 이날 연단에 올라 "여성 성폭력 사건은 제 개인적인 문제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제 사건의 가장 큰 의미는 연대였다"고 말했다.
최 씨는 1964년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가해자에 반발하며 혀를 깨물어 상해를 입혔단 이유로 중상해죄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열린 재심에서 검찰은 최 씨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함을 인정해 무죄를 구형했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 9월 10일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의 항소 포기로 판결이 확정됐다.
올해 성평등을 진전시킨 성평등 디딤돌과, 성평등을 후퇴시킨 성평등 걸림돌도 발표됐다. 성평등 디딤돌은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생존자와 연대자 모임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를 이끈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 △영화 '세계의 주인' △자신을 강간하려는 가해자에 저항하다 혀를 깨물었던 최말자 씨의 무죄 판결을 이끈 법무법인 지향 △동두천옛성병관리소철거를 위한공동대책위원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등이 선정됐다.
성평등 걸림돌엔 거대 성폭력 유통 플랫폼 이용자 54만명,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쿠팡, 조규일 진주시장, 오태완 경상남도 의령군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한국여성대회엔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이수진·서영교·박주민·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경숙·이혜민·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편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등은 이날 한국여성대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추모했다. 이들은 10주기인 5월 17일까지 연서명을 받고 여성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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