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대신 SNS에 거는 태극기…달라진 삼일절 풍경

태극기거리 찾은 시민들…"SNS에 올릴 거예요"
국경일 기념 방식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

28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앞 태극기거리에 태극기 꽃이 피었다. 2026.2.28. ⓒ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제107주년 삼일절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앞에 조성된 태극기거리에서는 지나가다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태극기거리는 삼일절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었지만 현장은 포근한 날씨 속 평소 주말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천 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이 모 씨는 카메라를 들고 이곳을 찾았다. 태극기 꽃이 만개한 풍경을 담은 이 씨는 "오늘 찍은 사진은 내일 삼일절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지나 씨(30)는 "사실 집에 태극기가 없다"며 "대신 국경일에는 SNS와 카카오톡 프로필에 태극기 사진이나 이모티콘을 걸어둔다"고 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5대 국경일(삼일절·제헌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과 국군의 날에는 국기를 게양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국가·지자체·공공기관과 달리 가정의 태극기 게양은 법적 의무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다.

제107주년 삼일절을 앞둔 27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벽면에 '봄이 오기를 꿈꾸며 외쳤습니다, 대한독립만세'라는 서울꿈새김판이 걸려 있다. 서울 꿈새김판은 서울도서관 외벽의 대형 글판이다. 흩날리는 꽃잎 가운데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만세를 외치는 독립운동가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2026.2.27 ⓒ 뉴스1 김명섭 기자
"태극기 게양률 떨어졌지만…온라인에선 태극기 사진 게재 활발"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태극기 게양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건 사실"이라며 "국가 기념일에 순국선열을 되새기고 태극기를 달아야 한다는 인식이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서 교수는 이를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국경일을 기념하는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소위 MZ세대를 중심으로 태극기 게양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측면이 있다"며 "주거 공간이나 거리에서 태극기를 거는 모습은 줄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태극기 사진을 게재하는 활동이 비교적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NS에는 '실시간 3·1절 기념 태극기 꽃으로 물든 효창공원', '벚꽃 대신 피어난 용산 태극기거리' 등 게시물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는 국경일 기념 방식이 '집에 거는 태극기'에서 'SNS에 올리는 태극기'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 용인 죽전에서 온 최민성 씨(45) 역시 SNS를 통해 태극기거리가 조성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효창공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청 등 일부 지자체도 태극기와 함께 사진을 찍어 개인 SNS에 올리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 교수는 "오프라인에서 태극기를 게양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온라인에서 국경일의 의미를 나누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