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범죄' 검거된 성직자 5년간 458명…강간·강제추행 89%
발생 건수 줄고 있지만 불법촬영은 2배 늘어
"수사·재판 중 종교활동 중단 시킬 방법 필요"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020년부터 5년간 성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붙잡힌 성직자가 총 458명으로 집계됐다. 대다수는 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로 검거됐다.
2일 뉴스1이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성범죄로 검거된 성직자 수는 총 458명으로 이중 강간 및 강제추행이 450명으로 88.9%에 달했다.
다음으로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불법 촬영은 36건 △통신매체 이용 음란은 18건 △성적 목적의 공공장소 침입은 2건이었다.
전체적인 발생 건수 자체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불법 촬영은 2020년 5건에서 2024년 10건으로 두 배 늘었다.
신도들을 성적·금전적으로 착취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 사건 이후에도 성직자의 성범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약 10년 동안 여신도 4명을 성착취해 온 전직 목사 윤 모 씨는 상습 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다윗도 하나님한테 여자관계로 혼난 적은 없다'는 등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범행을 정당화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씨는 오는 3월 처음으로 법의 심판대에 설 예정이다.
최장 5년간 여신도들을 성추행하고 미성년 신도를 강간한 혐의를 받는 전직 목사 이 모 씨도 현재 서울 강서경찰서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한 차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수사를 보강하고 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가해자들이 해당 교단·종파에서 파면 및 퇴출 처분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교단에서 파면된 후에도 가해자가 다른 교단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어 2차 가해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정명석의 경우 2018년 2월 신도 성폭행 등으로 징역형을 살고 출소한 뒤에도 재차 동종 범죄를 저지른 바 있다.
강서구 사례의 가해자 이 씨는 경찰 수사 중 경기 김포시 소재의 모 교회에 강사로 초빙돼 예배 중 설교를 하기도 했다. 해당 교회는 사건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들은 입을 모아 설교 내용이 "자신의 죄를 합리화하는 것 같았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씨에게 강제추행 피해를 당한 A 씨는 "설교에서 음란죄에 대해 얘기하는데, 그 자체가 소름이 돋고 이 씨 자신은 그런 얘기를 함으로써 하나님께 면죄부를 받았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성도들도 정신과 약을 먹고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거기서도 종교 지도자라는 위치를 이용해 충분히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다른 교단 등에서 (교회를) 개척할 수 있는 방안이 아예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목사로서 금전적인 벌이를 아예 할 수 없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범죄 사건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경찰이 1차적으로 혐의가 인정된다는 판단을 했다는 점, 원 소속 교단에서는 퇴출을 통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목사로서의 설교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성직자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형사판결 후 최종 판단하도록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국회에는 성범죄를 저지른 성직자가 형 집행 종료 후 일정기간 종교시설에 재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일명 'JMS 방지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1월 발의된 상태다.
이 법안을 발의한 김준혁 의원은 "종교 시설 또한 엄연히 아동과 청소년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인만큼 그 장소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성직자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수 있도록 이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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