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김경 '1억 공천헌금' 넘어 '쪼개기 후원·황금PC' 수사 박차

구속영장엔 '쪼개기 후원' 포함 안 돼…경찰, 별건으로 송치할 듯
'황금PC' 녹취 등장한 前서울시의장도 조만간 소환

경찰이 지난 5일 '1억원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뉴스1 DB)2026.2.5/뉴스1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경찰이 '1억 공천헌금' 의혹을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관련 수사는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분위기다. 다만 이번 영장에는 '쪼개기 후원' 의혹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경찰은 후원금 의혹과 이른바 '황금PC' 관련 수사를 별도로 이어갈 전망이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전날(5일)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수재(강선우)·배임증재(김경)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공천 헌금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를 받는다. 또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전후로 1억3000여만 원을 강 의원에게 다른 사람 이름으로 후원했다는 쪼개기 후원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구속영장엔 '1억 공천헌금'만…'쪼개기 후원'은 별도로 검찰에 넘길 듯

경찰이 전날 신청한 영장에는 쪼개기 후원 부분이 적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쪼개기 후원 의혹은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후로 총 1억3000여만 원을 강 의원에게 차명으로 후원했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이 의혹과 관련해 추가로 확인·입증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1억 공천헌금 사건을 먼저 정리해 송치하되, 쪼개기 후원 의혹은 별도로 수사를 이어가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별건으로 추가 송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신병 확보 시기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강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인 만큼 국회 체포동의안 절차를 거쳐야 해 구속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반면, 김 전 시의원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구속 여부가 가려질 수 있다.

형사소송법상 경찰은 피의자를 구속한 때부터 10일 이내에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만약 김 전 시의원의 신병이 먼저 확보될 경우 경찰은 우선 영장에 적시된 1억 공천헌금 혐의를 중심으로 사건을 정리해 송치해야 한다. 추가 입증이 필요한 쪼개기 후원 의혹까지 동시에 묶어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한편 김 전 시의원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쪼개기 후원이 강 의원 측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후원금을 모두 반환하도록 조치했다는 입장으로, 양측 주장이 엇갈린다.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추가 소환 조사에 출석하는 모습. 2026.1.29 / ⓒ 뉴스1 박정호 기자
경찰, 前서울시의장 소환 조사 방침…'황금PC' 수사 박차

경찰은 이와 별개로 서울시의회에서 임의제출 받은 이른바 황금PC 자료와 녹취 파일을 토대로 공천 과정 전반에서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전 시의원과 전직 서울시의회 의장 양 모 씨의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 로비 의혹을 경찰에 이첩했다.

최근 경찰 조사에서 김 전 시의원은 현역 의원인 A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양 씨에게 수백만 원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시의원은 공천 대가성은 부인하면서 A 의원에게 전달하려던 뇌물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양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해당 금품이 현역 의원이나 당직자 등에게 전달됐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김성열 전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통화 경위와 당시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확보한 녹취 파일에는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6월쯤 김성열 전 최고위원과 통화하며 양 씨를 통해 A 의원에게 돈을 건넨 정황을 언급한 대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시의원은 또 민주당 당직자와 통화에서 공천관리위원이던 A 의원을 거론하며 "양 씨가 A 의원에게 부탁하겠다", "돈을 잔뜩 달라고 해서 줬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 씨 조사 이후에도 황금PC 자료에 언급된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 실제 공천 로비가 있었는지와 다른 선거에도 영향이 미쳤는지 등을 추가로 규명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4일 김 전 시의원 주거지와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양 씨 주거지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