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로저스 쿠팡 대표 12시간 반 조사…'증거인멸' 집중 추궁(종합)

쿠팡 자체 조사 과정서 증거인멸·말 맞추기 여부 집중 확인
로저스 대표, 조사 종료 후 묵묵부답…출국 가능성 여전히 거론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모습. 2026.1.31/뉴스1 ⓒ News1 강서연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유채연 기자 = 경찰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셀프 조사'와 관련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불러 약 12시간 30분 동안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로저스 대표가 이전 두 차례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은 뒤 처음 경찰에 출석한 사건으로, 개인정보 유출과 내부 조사 과정에서 불법적 개입이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31일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는 전날(30일) 오후 2시부터 해롤드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자정을 넘겨 이날 오전 2시 22분에 종료됐다. 경찰은 조사에서 쿠팡 내부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이나 전직 직원 A 씨와의 진술 조율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종료 후 로저스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증거인멸 혐의를 인정하는지', '정보 유출 3000건이라는 근거를 소명했는지', '왜 그동안 경찰 출석을 하지 않았는지', '곧바로 출국할 예정인지', '경찰에 어떤 진술을 했는지', '김범석 의장과 연락하고 있는지' 등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해 현장을 떠났다.

앞서 전날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 출석할 당시 그는 "쿠팡은 지금까지 정부가 진행한 모든 수사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으며, 오늘 경찰 수사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저스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증거인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집중 추궁을 받았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자체 조사 결과, 전직 중국인 직원 A 씨가 유출한 장비를 회수했다고 발표했으나, 경찰은 계정 기준으로 3000만 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셀프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이 있었는지, 개인정보를 유출한 A 씨와 말을 맞췄는지, 셀프 조사 발표 경위 등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에서 '셀프 조사' 관련 증거인멸 등 혐의와 관련한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경찰은 두 차례 출석 요구 불응 끝에 소환된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쿠팡 개인정보 유출사태 내부 조사과정에서의 증거인멸 정황, 셀프 조사 발표 경위 등을 집중 확인할 방침이다. 2026.1.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편 일각에서는 로저스 대표가 이번 경찰 조사 종료 후 곧바로 출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지난달 29일 입국해 30일과 31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했으며, 1월 1일 출국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21일 입국 직후 출국 정지를 신청했으나 검찰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쿠팡 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로저스 대표의 국회 위증 혐의도 수사 중이다. 아울러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전직 직원 A 씨 소환을 요청했으나 아직 진전은 없는 상태다.

또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30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로저스 대표와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의 공개 사과와 물류센터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같은 날 안전한쿠팡만들기공동행동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장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