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수사 한 달…강선우 신병확보·김병기 소환 주목

수십명 연일 소환 조사·압수수색…혐의 다지기

공천헌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2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지난해 말 일파만파로 확대된 김병기·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된 지 한 달을 넘겼다. 지난 한 달 동안 경찰은 강 의원에 대한 1차례 소환 조사와 김경 전 시의원에 대한 4차례 소환 조사를 비롯해 관련자들의 조사 및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을 둘러싼 '1억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수사는 집중적으로 진행된 만큼, 경찰은 조만간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른 시일 내 김 의원을 소환할 계획이다.

'1억 공천헌금' 수사 막바지 향하나…김경 추가 공천 로비 의혹도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9일 김 전 시의원에 대한 4번째 소환 조사 내용을 토대로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 의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를 받는다. 이 의혹은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과 공관위원이었던 강 의원의 녹취가 지난해 12월 29일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녹취에 따르면 강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인 남 모 씨가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전 시의원은 이후 민주당 강서구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됐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실시한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강 의원의 전 보좌관이자 사무국장을 지낸 남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청탁금지법 위반 등 3개 혐의를 동일하게 적시했다.

그동안 경찰은 이 의혹에 연루된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남 씨의 주장 중 상당 부분 엇갈리는 지점들이 많아 이를 명확하게 하는 작업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여전히 삼자 간 주장을 종합했을 때, 사실관계 흐름을 두고 전면 배치되는 부분들이 많다.

김 전 시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2022년 지방선거 출마지를 고민하던 시기에 남 씨가 먼저 1억 원이라는 액수를 정해 강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전달할 것을 제안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전 시의원은 돈을 건넬 때 강 의원과 남 씨까지 3명이 함께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남 씨가 강 의원이 돈이 필요한 사정을 언급하며 김 전 시의원에게 1억 원을 먼저 요구했고, 남 씨도 돈을 주고받는 현장에 있었다는 취지다.

반면 남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강 의원 지시로 물건을 차에 실은 건 맞지만 돈인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 의원 주장은 김 전 시의원 측 주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상황이다.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받은 쇼핑백 안에 돈이 들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곧바로 반환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이 2022년 말쯤과 2023년에도 자신에게 쇼핑백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곧바로 반환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의 이러한 진술은 김 전 시의원 주장과도 엇갈리지만, 의혹이 불거진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주장과도 배치된다.

강 의원은 관련 녹취가 공개된 이후 SNS에 "남 씨로부터 보고를 받아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찰은 이 의혹 관련 김 전 시의원과 남 씨에 대해 각각 4차례에 걸쳐 조사하고, 압수물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마친 만큼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강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추가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1.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한편,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불거진 김 전 시의원의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공천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지난 21일 서울시의회로부터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한 시의회 관계자의 PC를 포렌식하고 PC에 담긴 녹취 파일을 분석했다. 김 전 시의원 사무실에서 사용된 이 PC에는 서울시의원 등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 120여 개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시의원이 민주당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신고를 받고 지난 19일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이 신고 관련 경찰은 지난 24일 김 전 시의원의 주거지와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전 서울시의회 의장 양 모 씨 주거지 등 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이 확보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김 전 시의원은 2023년 6월쯤 당시 민주당 노웅래 의원 보좌관을 지내던 김성열 전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과의 통화에서 양 씨를 통해 A 의원에게 돈을 건넨 정황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 건수만 29건, 연일 관련자 조사…김병기 소환 임박
김병기 무소속 의원. 2026.1.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다수의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19일까지 김 의원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고발은 29건, 의혹별로는 13건이다.

대표적인 의혹은 △공천헌금 의혹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항공사 호텔 숙박권 수수·의전 요구 의혹(뇌물수수·청탁금지법 위반) △쿠팡 이직 전 보좌관 인사 불이익 요구·고가 식사 의혹(업무방해·청탁금지법 위반) △보좌진 텔레그램 대화 내용 무단 탈취 의혹(통신비밀보호법·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이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김 의원의 의혹 중 가장 치명적인 건으로 꼽히는 '공천헌금' 의혹과 '차남 숭실대 편입 특혜 의혹'에 연루된 김 의원의 최측근 이지희 동작구의원을 두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아내 이 모 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진행했다. 지난달 22일 약 8시간 동안 진행된 이 씨의 조사에서 경찰은 공천헌금 의혹 관련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2022년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차남의 숭실대 편입 특혜 의혹에도 김 의원과 함께 연루돼 있다.

김 의원을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임의 제출을 통해 각종 자료를 확보한 만큼 경찰은 조만간 김 의원에 대해 소환 조사 일정을 통보할 계획이다.

경찰은 김 의원과 강 의원, 김 전 시의원 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를 집중 수사관서로 지정했다. 경찰은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장을 팀장으로 두고 30여 명 규모의 팀을 꾸린 데 이어, 지난달 16일 10명 규모의 수사지원계를 새로 만들어 두 의원 의혹 관련 수사에 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시 추가 인력 증원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