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특조위, 前용산소방서장·현장지휘팀장 수사 요청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등 혐의
오후 2시 서울서부지검에 수사요청서 제출

송기춘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 위원장아 27일 오전 27일 오전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에서 열리는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조사를 앞두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과 이봉학 전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에 대해 검경 합동수사팀의 정식 수사를 요청했다.

특조위는 27일 제47차 위원회를 열고 비공개 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 관련 수사요청서'를 의결한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조위는 두 사람이 법령과 매뉴얼에 따라 부담했던 '재난 대응상 작위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에 대한 형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등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송기춘 특조위 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종전의 검경 수사 기록뿐만 아니라 위원회 직권조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무전 녹취, 상황일지, CC(폐쇄회로)TV 영상,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며 "참사 당일 다수 인파 밀집이 충분히 예견된 상황에서도 사전 예방 및 위험 감시 단계에서의 조치가 적절히 이뤄졌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새롭게 확보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참사 발생 후 현장 도착 시점부터 상당한 시간 동안 지휘권이 명확히 선언되지 않았고 긴급구조통제단 역시 적시에 가동되지 않아 유관기관 간 통합적인 지휘 협력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게 특조위 설명이다.

송 위원장은 "중증도 분류와 관련해 수사 과정에서는 조사되지 않은 걸로 안다"면서 "소방 책임자에게 충분히 업무상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있고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특히 소방 안전대책 상 위험 징후 감시를 위해 현장에 상주해야 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근무지 이탈과 현장 도착 지연이 확인됐다"며 "참사 전 반복적으로 접수된 '대형사고 일보 직전'이라는 위험 신호에 대해서도 사전 대응이나 유관기관과의 협조 요청이 이뤄지지 않았던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23시 19분부터 23시 30분 사이 구조돼 병원에서 자발 순환을 회복했던 일부 희생자 사례에 대해서는 "적절한 지휘와 중증도 분류, 이송 체계가 작동했더라면 사망 결과를 경감할 가능성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날 특조위는 △지휘권 선언의 지연 또는 미이행 △긴급구조통제단의 지연 가동으로 인한 지휘통솔 보고 체계의 구조적 붕괴 △다수 사상자 재난 상황에서 필수적인 중증도 분류 및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지휘 부재 △재난 규모와 긴급성을 반영한 무전 체계 및 상황 전파의 실패 등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특조위 내부에서는 특조위가 수사요청서를 제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송 위원장은 "위원회 내부에서 '우리 위원회가 특정인을 처벌하기 위한 기구는 아니지 않은가' 하는 이유로 수사요청서 자체에 대해 조금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있긴 했다"면서도 "전체 의견은 이 자체가 재난의 재발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책임의무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하는 게 적절하다는 부분에 다 동의했고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을 찾아 검경 합동수사팀에 직접 수사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