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합의했으면" 버스 파업 이틀째 퇴근길 지옥철에 시민 불편

역대 최장기간 파업…韓 찾은 외국인 "아직 파업하나"
"오후에는 버스 다닐 줄 알았다…누구든 양보해야"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 이틀 째인 14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이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시와 버스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버스노조)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서울시버스조합) 대표자가 참석하는 '제2차 사후 조정회의'를 연다. 2026.1.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유채연 기자 = 서울 시내버스 파업 이틀 차를 맞은 14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일대 버스정류장은 한산했다. 정류장에 정차하는 26개 버스 노선 중 운영하는 버스는 단 4대뿐이었고, 전광판에는 '차고지' 문구가 대부분이었다.

20분간 6명의 시민이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을 찾았지만, 이들 모두 기자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에 고개를 내저으며 자리를 떠났다.

시애틀에서 여행을 왔다는 빅터 씨(35)는 기약 없이 143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휴대전화 영어 지도 앱에는 버스가 '20여 분 뒤 도착'으로 표시돼 있었다. 그는 "어제는 파업이라는 걸 알았는데 오늘은 몰랐다"며 "여전히 파업이 진행 중인가"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전광판의 '143' 옆에는 '차고지'가 적혀 있었다.

친구와 카페에 가는 길이라고 밝힌 이 모 씨(32)도 정류장 앞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 그는 "올 때는 지하철을 타서 몰랐는데 어쩐지 지도에 차량 정보가 없더라"며 "버스 파업한다고 말하는 걸 듣긴 했는데 그냥 흘려들었다. 그런데 그게 우리 얘기일 줄은 몰랐다"고 허탈하게 웃어 보였다.

파업 여파는 지하철역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종각역 안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홍 모 씨(40대)는 "출퇴근 시간대에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1.5배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시간대는 아무래도 출퇴근 시간대가 주로"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퇴근 후 약속이 있어 종각역에 내린 이길완 씨(77)도 "다른 때보다 승차가 많아서 힘들었다"며 "4시에 퇴근하면 원래 이렇게 사람이 많지 않은데 어제오늘은 많다"고 했다. 그는 "먹고살기 바쁜 서민들은 힘든데 빨리 노사가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버스정류장 모습. 2026.1.14/뉴스1 ⓒ News1 유채연 기자

같은 시각 마포역 인근 버스정류장도 매한가지였다. 시내버스 5대가 지나는 정류장 전광판에는 모두 '차고지'가 표시돼 있었다. 정류장으로 오는 횡단보도 신호가 세 번 바뀌는 동안 정류장으로 향하는 시민은 한 명도 없었다.

역 인근에서 따릉이를 타던 박 모 씨(35·남)는 "6호선으로 퇴근을 해야 하는데 지하철 환승이 싫어서 공덕역까지는 따릉이를 타려고 한다"며 "지하철이 평소보다 두 배는 더 붐비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버스를 타고 제기동에서 마포역까지 출퇴근한다는 이상진 씨(42·남)는 "오후에는 버스가 다닐 줄 알았다"며 "누가 책임을 지든 적극적으로 양보해서 내일은 버스를 타고 출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 버스 노사 양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협상을 재개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시내버스 운행 정상화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노조는 오후 9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오는 15일도 파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2024년 3월 이후 2년 만이다. 파업 기간이 이틀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마포구 마포역 인근 버스정류장 모습. 2026.1.14/뉴스1 ⓒ News1 권준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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