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지시 없이 격리 연장한 정신병원…인권위 "신체의 자유 침해"

간호사가 임의로 판단해 격리…인권위 "정신겅강복지법 위반"
인권위, 간호사 징계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권고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정신의료기관에서 간호사가 전문의 지시 없이 환자의 격리를 시행하거나 연장하는 건 신체의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인권위에 따르면 미성년자인 A 씨는 지난해 8월 한 정신의료기관에 한 달 남짓 입원해 있는 동안 부당하게 과도한 격리·강박을 당했다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해당 정신의료기관 간호사 2명과 병원장은 자해 우려가 있어 진정인을 보호실에 격리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상태가 안정되어 병실로 돌려보내려 했으나 진정인이 잠들어 깨우지 않았고 스스로 깼을 때 병실로 보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전문의 지시 없이 간호사가 임의로 판단하여 진정인을 격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별도의 전문의 지시가 없었음에도 격리를 연장했고, 격리 시행 후 전문의에게 사후 보고한 사실이 파악됐다.

이에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75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을 위반한 행위라며, 헌법상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시 없이는 격리·강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사후 전문의가 격리·강박 기록지에 서명하면서 위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에 대한 경위를 파악하거나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진정병원장에게도 주의·감독을 게을리한 책임이 있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인권위는 병원에 간호사 2명을 징계하고 격리·강박 관련 직원 직무교육을 실시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관할 보건소장에게는 해당 병원에 대한 지도·감독 및 사례 전파를 권고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