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류' 못잡고 '지류'로 끝난 경찰 수사…통일교 로비 의혹은 합수본으로
특검 이첩 사건 한명도 종결 못 해…정치후원금 별건만 송치
정치후원금 건도 공여자만 송치…정치인 처벌은 어려워 보여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한 달 가까이 파헤쳐온 경찰의 수사가 사실상 의혹의 '본류'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번 주 내로 통일교 관련 수사를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 측에 이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10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으로부터 관련 사건을 이첩받아 한 달여간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핵심 의혹인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한 '본류' 수사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건을 합수본으로 넘기게 됐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특검에서 이첩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대한석탄공사 사장),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등 전·현직 정치인들과 관련된 구체적인 금품 수수 혐의를 밝혀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한 달여의 수사 기간 동안 이들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결국 특검 이첩 사건의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인물 가운데 단 한 명도 송치하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이 주도하는 합수본에 넘기게 된 셈이다.
경찰은 특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 5일 만인 지난달 15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9일 만인 19일에는 의혹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전 의원을 직접 불러 대면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물론 한 달여간 광범위한 대상으로 진행된 경찰 수사가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경찰은 2019년 여야 국회의원 11명에게 100만~300만원씩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통일교 한학자 총재,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 등을 송치했다.
다만 경찰이 송치한 사건은 특검에서 애초 문제 삼았던 본건이 아니라 통일교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회계자료를 토대로 별도로 인지해 수사한 사안이다. 사건의 본류가 아닌 '지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쪼개기 후원' 사건의 경우 단순한 자금 흐름을 넘어 대가성과 불법성에 대한 명확한 입증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경찰은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정치인들을 단 한 명도 입건하지 못했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명단 역시 실제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경찰은 합수본 구성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계획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합수본 출범을 앞두고 경찰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김건희 특검 조사 당시 통일교 교단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해 이번 수사의 출발점이 됐다. 그러나 이후 관련 재판 과정 등에서 진술을 번복하며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김규환 전 의원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며 금주 내로 임종성 전 의원의 압수물에 대해서도 포렌식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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