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경력' 부족해 지원서 못낸 15년 경력 지휘자…인권위 "차별"

동일 직무 민간경력 인정 않은 시립합창단, 인권위 "평등권 침해"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국립합창단 지휘자를 채용하면서 현재 직무와 동일한 분야의 민간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A 시립합창단이 지휘자 응시 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지휘자 경력 3년 이상'으로 제한해 민간 예술단 경력자의 응시 기회를 불합리하게 배제했다는 취지의 진정을 접수했다.

진정을 제기한 B 씨는 민간 합창단의 지휘자로 13년, 국공립 합창단의 지휘자 2년 등 총 15년의 지휘 경력을 보유했으나 응시 자격에 해당하지 않아 공개모집에 응시할 수 없었다.

A 시립합창단은 응시 자격을 제한한 사유에 대해 공공기관의 특성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립예술단 지휘자가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예산 운용 등 지방행정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A 합창단의 채용공고는 차별이라고 보고 시립합창단 지휘자 채용 시 채용 직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민간 경력자가 응시 단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예술단 지휘자의 업무는 합창단 단원 복무관리·훈련·공연 기획 총괄 및 공연 지휘로 고도의 행정 전문성이나 공공기관 근무 경험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어 인권위는 2015년과 20121년 A 합창단의 지휘자 채용 당시에는 공공기관 경력이 필수 응시 자격 요건이 아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민간에서의 지휘자 경력이 국공립 예술단 경력에 비해 전문성이나 단원 관리 능력에서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점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은 선량한 고용주로서 평등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지휘자 채용 시 응시 자격을 국공립 예술단 경력자로만 제한해 민간 예술단 경력을 배제한 행위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전 근무 기관의 유형(공공·민간)을 기준으로 고용 영역에서 불리하게 처우한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 따른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