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오픈런 100명, 20분만에 품절…"카페 세 군데 돌았어요"

MZ 중심 핫한 디저트 등극…결혼식 답례품으로도 등장
일부 가게 끼워팔기 상술…"구매불가" 직접 쿠킹 열풍도

2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 앞에 시민들이 두바이 쫀득 쿠키를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두바이 쫀득 쿠키 먹으려고 오늘 세 군데 카페를 돌았어요."

2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A 카페 앞으로 10·20대 100여명이 줄을 섰다. 최근 유행 중인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사기 위해 평일 점심부터 손님들이 오픈런을 감행한 것이다. 영업 시작 30분 전부터 이미 줄을 길게 늘어선 40여명의 손님에게 카페 직원들은 핫팩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연남동 일대의 두쫀쿠 맛집들을 탐방했다는 송다린 씨(24·여)는 이미 두 손에 다른 카페들에서 산 두쫀쿠들을 쥐고 있었다. 송 씨는 오전 11시30분에 여는 B 카페에선 두쫀쿠를 사기 위해 영업 시작 45분 전부터 줄을 섰다고 했다. 송 씨 외에도 많은 시민들이 이미 '두쫀쿠 투어'를 돈 듯 양손에 제과점 봉투를 들고 있었다.

송 씨는 "저는 두쫀쿠를 엄청나게 좋아하진 않았는데 아이돌 가수들이 맛있다고 하는 걸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오픈런을 안 하면 못 사니까 이렇게 영업 시작 전부터 줄을 설 수밖에 없는데, 더 많은 가게가 두쫀쿠를 팔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웃었다.

A 카페의 두쫀쿠는 영업 시작 30분 만인 오후 1시경에 품절됐다. 개당 5300원에 한명당 3개의 구매 가능 수량을 제한해 놓았음에도 금방 동이 난 것이다.

2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 앞에 시민들이 두바이 쫀득 쿠키를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신윤하 기자
가게 영업 시작하자마자 품절…"오픈런도 재미" "헛걸음 힘들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B 카페에서도 두쫀쿠는 20분 만에 품절됐다. 카페 직원은 "하루에 100개는 넘게 만드는데, 손님들 대부분이 구매 제한 수량인 2개를 사가셔서 20~30분 만에 품절된다"며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80여명이 B 카페 앞에 줄을 섰지만 30여명이 두쫀쿠를 결국 사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B 카페에서 두쫀쿠를 구매한 남다인 씨(22·여)는 "아직 한 번도 두쫀쿠를 먹어보진 않았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이 가게를 추천해서 와봤다"며 "오픈런 도전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 오픈런 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남 씨와 함께 B 카페를 방문한 이다원 씨(22·여)는 "저는 두쫀쿠를 몇 번 먹어봤는데 아직 맛있는 집을 못 먹어봐서 맛있는 집을 찾아와봤다"고 말했다.

두쫀쿠를 결국 사지 못한 손님들은 "대체 언제 먹을 수 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두쫀쿠가 품절돼서 발길을 돌린 박지원 씨(25·남)는 "물론 영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카페다 보니까 만들 수 있는 수량이 제한된 건 알겠지만, 품절이 되면 줄 서 있는 손님들에게 빨리 공지해줬으면 좋겠다"며 "헛걸음한 것 같아 아쉽다"고 한숨을 쉬었다.

두쫀쿠가 영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제과점들을 중심으로 판매되다 보니, 배달 어플 등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배달의민족 등에선 '두바이쫀득쿠키'를 검색했을 때 가게 영업 시작과 동시에 품절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박소해 씨가 집에서 만든 두바이 쫀득 쿠키의 모습.(독자제공)
두쫀쿠 인기에 '직접 만들기'부터 결혼식 답례품까지…'끼워팔기' 하는 가게도

두쫀쿠는 최근 아이돌 가수들이 즐겨 먹는다고 밝힌 후 유행하기 시작했다.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 이즈나의 방지민, 엔믹스의 설윤 등이 두쫀쿠를 먹고 사진 등을 공유하면서 유행이 확산했다.

두쫀쿠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를 섞은 뒤, 이를 마시멜로 반죽으로 감싼 디저트로, 찹쌀떡 같은 동그란 모양이다. 한 개에 5000~7000원대에 판매되며 비싼 건 1만원을 넘기도 한다.

두쫀쿠의 비싼 가격과 연이은 품절 대란으로 인해 집에서 직접 재료를 사서 두쫀쿠를 만들어 먹는 유행도 시작됐다. 유튜브와 SNS 등에선 두쫀쿠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 등이 유통되고 있다.

박소해 씨(28·여)는 최근 집에서 두쫀쿠를 직접 만들어 회사 동료들에게 나눠줬다. 박 씨는 "한창 품절 대란이라서 구매가 쉽지 않아 직접 16개 정도 만들었다"며 "재료비가 7만원 정도 들어서 개당 4500원 꼴이었는데,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일반 제과점에서 파는 가격이 비싼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두쫀쿠가 일부 젊은 층에만 알려진 디저트로 남는 게 아니라 인지도가 늘면서, 결혼식 답례품 등으로 제공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황 모 씨(30·여)는 "지난주 친구 결혼식 답례품으로 두쫀쿠를 받았는데 정말 '감다살'(감이 다 살아있는) 답례품이라고 생각했고, 근래 받은 답례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하객 인원이 300~400명 정도였는데 어떻게 그걸 다 구했나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반 식당에서 두쫀쿠를 끼워 판매하는 일명 '끼워팔기'가 성행하는 등 불공정 판매 행위도 일어나고 있다. SNS에선 한 곱창 가게가 두쫀쿠를 판매하면서 '반드시 주요리 주문이 있어야 한다'고 공지한 것이 화제가 됐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디저트 가게는 두쫀쿠를 시키기 위해선 아메리카노와 에그타르트 등 2만원에 육박하는 메뉴를 결제하도록 판매하는 상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장수 상품인 초코파이처럼 두쫀쿠도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가격이 만만치가 않은 상태니, 이 유행이 계속되려면 가격이 조정되고 공급이 지금보다 더 잘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