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새해 첫 출근길 지하철 시위…"열차 늦어" 시민 불편

서울 1호선 시청·남영역서 지하철 시위…열차 한때 무정차 통과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서울역 방면 승강장에서 시위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26.01.02/뉴스1 ⓒ News1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새해 첫 평일인 2일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출근길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열차가 한때 일부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쯤부터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남영역에서 '제68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열고 이동권 보장과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중증 장애인 노동자 400명의 복직 등을 촉구했다.

전장연은 시청역의 서울역 방면 승강장에서 '이동하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에 오르고 있다'는 내용의 선언을 복창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대표는 "아직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지하철 역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또 자화자찬하기에 급급했다"며 "2024년부터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400명이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도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5호선 까치산역을 마지막으로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만으로 승강장과 지상을 이동할 수 있는 '1역사 1동선'을 확보했다며 기념식을 연 바 있다.

이날 시위에는 정보라 작가, 해초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TMTG 활동가 등 시민 활동가와 권영국 정의당 대표 등 정당 관계자를 포함해 주최 측 추산 300여 명이 모였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역 시설물에서는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철도 종사자의 직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 연설 행위 등은 철도법상 금지돼 있다'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으나, 전장연은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발언을 이어갔다.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서울역 방면 승강장에서 시위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서울교통공사가 대치 중이다. 2026.01.02/뉴스1 ⓒ News1 유채연 기자

오전 9시쯤부터는 전장연 측이 발언을 마치고 지하철 타기를 준비하면서 서울역 방면 1호선 열차가 시청역을 무정차통과했다. 이에 따라 당초 1호선 시청역에서 서울역을 거쳐 다시 시청역으로 돌아오려던 전장연은 승강장에서 약 40분간 시위를 이어갔다.

1호선 남영역에서도 일부 전장연 관계자들이 열차 탑승 시위를 진행하면서 한때 열차가 남영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열차를 이용하려던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손 모 씨(81)는 "매일 1호선을 타는데 (시위로 인해) 좀 불편했다"며 "(무정차 통과) 메시지가 떠서 피해 오느라 늦게 왔다"고 말했다. 양 모 씨(52·여)는 "시청역 인근 회사에서 집으로 가려는데 조금 불편하다"며 "5~7분 정도 평소보다 열차가 늦어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반면 2020년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유가족으로 시위에 참여했던 김선애 씨(40대·여)는 "지하철 안에 탄 시민들이 '니들이 뭐야', '너희들 왜 이러는 거야'라고 소리치면서 욕설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비장애인인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권리를 장애인들은 누리지 못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회에 대해 외치는 것"이라고 했다.

전장연이 오전 9시 40분쯤 지상으로의 이동을 예고함과 동시에 열차의 시청역 정차도 재개됐다. 다만 정차를 시작한 지하철에 타려는 전장연 측 활동가와 서울교통공사 간 대치가 격화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 동편에서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전장연 신년 투쟁 선포 결의대회 및 장애인 권리 쟁취 행진'을 했다.

전장연은 또 오는 16일까지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권리 약탈 행위 멈춤'에 대한 공식 답변이 없을 경우 22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