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일교 로비 의혹' 핵심 윤영호 2차 조사 불발…"개인 사정"

한학자 총재는 3시간 만에 접견 종료…혐의 부인한 듯
윤 진술 추가 진술 확보 못해…수사 지연 예상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7.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경찰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2차 접견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24일 오전 윤 전 본부장이 구금돼 있는 서울구치소를 찾아 접견을 시도했으나 당사자의 개인 사정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11일 윤 전 본부장에 대한 1차 조사 이후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조사가 불발된 개인 사정에 대해서 경찰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을 피했다.

다만 경찰은 이날 함께 예고됐던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해서는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3시간 동안 접견을 마쳤다. 역시 지난 17일에 이은 2차 접견이다. 한 총재는 그간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유지해 온 만큼 이날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날 접견에서 교단 차원의 조직적 로비 여부와 금품의 정확한 출처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윤 전 본부장과 한 총재의 진술이 엇갈린 면이 있어 이를 재확인하는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윤 전 본부장에 대한 조사가 불발되면서 향후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소시효 문제가 있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관련 수사의 지연도 우려된다. 전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시계를 받고 현안에 대해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이 작성해 한 총재에게 보고한 통일교 내부 문건에는 전 의원이 통일교 성지인 '천정궁'을 방문하고 통일교 행사에 참석해 현안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교단 내 재정·회계 담당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통일교 전 회계부장과 전 총무처장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이 모 전 재정국장 등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천정궁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장부와 정치인 후원 명단 등 문건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송 모 전 천주평화연합(UPF) 한국회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송 전 회장은 통일교 산하의 UPF와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회장직을 맡으며 정치권 로비 실무를 총괄해 온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