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한학자 총재에 보고 없이 尹 독대"…통일교 녹취록 공개해

통일교 측 "정치권 로비 의혹은 윤영호 개인일탈" 주장
경찰은 '한 총재' 로비 정점으로 보고 수사 진행 중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서울본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25.12.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경찰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치권 불법 로비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사전 지시 없이 정치권과 접촉을 했다는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17일 뉴스1 취재 결과 통일교 측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식 SNS 등에 공개했다.

통일교 측이 2022년 4월 녹음한 건이라며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접견실 안에 집무실이 있는데 거기서 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독대를 했다"라며 "이걸 가는 것도 어머님(한학자)께 보고를 못 드렸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3월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을 만났고 녹취록은 이에 대한 내부 보고 과정에서 녹음된 것이다.

녹취에서 윤 전 본부장은 "다음날 어머님을 뵙고 제가 말씀을 드리니까 어머님이 놀라셨다"라며 한 총재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접촉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이 녹취록에는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에게 사전 보고하지 않고 사업들을 진행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윤 전 본부장은 녹취에서 "제가 국가 간의 프로젝트는 만들어서 집행이 된 다음에 보고를 드려야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일교는 최근 불거진 정치권 로비 의혹에 대해 윤 전 본부장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녹취록 공개도 이런 입장을 추가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한 총재의 지시'로 정치권에 금품 등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경찰도 특검 진술을 바탕으로 한 총재가 최종적인 책임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총재의 횡령 및 정치자금법 위한 혐의 재판에서도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의 지시에 의해 활동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통일교는 '물귀신 작전'이라며 윤 전 본부장의 독단적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이날 한 총재가 구금돼 있는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접견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