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돌봄 노동자 파업에 '빵·우유' 제공…학부모 "성장기인데"
서울 173개 학교 급식 미운영…169개 학교 대체식
학부모들 "파업 길어질까 우려"
- 한수현 기자, 장성희 기자,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장성희 권준언 기자 = 학교에서 급식·돌봄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일부터 릴레이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일부 학교 학생들에게 빵·우유 등 대체식이 제공되거나 단축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부모들은 "결국 아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10만 명이 소속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부터 21일까지 릴레이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20일에는 서울·인천·강원·세종·충북에서, 21일에는 광주·전남·전북·제주에서 파업이 진행된다.
이번 파업은 임금 및 수당 인상과 복리후생 개편을 요구하는 연대회의와 한정된 예산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는 교육 당국 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173개 학교에서 급식이 운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중 169개 학교에선 빵과 우유 등 대체식이 제공됐으며 4개 학교는 단축 수업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급식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급식 제공이 어려워진 일부 학교에서는 지난 14일 등 가정통신문을 통해 총파업으로 인한 대체식 제공에 대해 안내하기도 했다.
인천의 모 중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이날 빵과 사과주스, 아몬드, 귤 등이 대체식으로 제공된다고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가정통신문에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과 수업을 위해 부득이하게 빵, 우유 등으로 대체 급식을 실시하게 됐다"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에 따라 외부 대체 인력 투입이 불가함을 알려드리니 양해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매년 이와 같은 방식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선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학생들의 균형 있는 식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학생 자녀를 둔 김 모 씨는 "급식 파업으로 오후 1시 하교했다"며 "파업 자체를 이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아이들 끼니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데 마땅한 대안 없이 같은 구조가 반복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굶길 수 있다는 선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의식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부득이한 상황으로만 넘기는 것이 교육 현장에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학부모 박 모 씨는 "대체식으로 빵을 준다고 하면서 도시락을 싸 와도 된다고 하던데 맞벌이 부모들은 더욱 부담을 느낀다"며 "매년 파업이 이어지니 매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중학생 학부모 김 모 씨는 "잘 먹어야 하는 성장기인데 파업이 길어질까 우려된다"며 "대체식이 제공돼 굶는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3일 이상 길어지면 문제"라고 밝혔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서 모 씨도 "지난해에도 파업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 한참 잘 먹어야 할 때인데 걱정된다"며 "결국 아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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