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멈춤사고 15차례 사전 경고 있었다…"수심 저하 예상 못해"
"한강버스 수심 낮은 강바닥에 박혀"…정밀 조사 예정
선착장 7곳 중 당분간 3곳만 운영…항로 준설 등 조치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한강버스가 한강 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전 15차례에 걸쳐 관련한 보고가 이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사고 원인 조사와 예방 조치를 위해 당분간 압구정·옥수·뚝섬·잠실 운항을 중단하고 마곡·망원·여의도 구간만 운영한다.
김선직 한강버스 대표는 이날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월부터 총 15회, 11월 7일부터 13회 가량 '한강버스와 이물질이 닿는다, 흘수(배가 물에 잠긴 깊이)가 낮다' 등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통나무에 걸릴 수도 있고 바닥에 닿을 수도 있다"며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8시 25분쯤 잠실행 한강버스가 잠실선착장 인근 100m 부근 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야간 운항 도중 일부 항로표시등이 꺼져 한강버스가 이탈하면서 수심이 낮은 강바닥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고 당시 탑승 중이던 승객 총 82명이 인근 선착장으로 옮겨졌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김 대표는 "운항한 선장은 저수심 구간 우측 항로표시등이 보이지않아 좌측 항로표시등을 보며 접안했고 수심이 낮은 간조 상태에서 선박 바닥이 강바닥에 부딪히게됐다고 진술했다"며 "현재 시점에서 인재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잠실 선착장 인근은 수심이 낮고 가스관 보호공 등 지장물 등이 있어 운항 시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다. 가스관 보호공은 강남과 강북 사이 한강 아래에 매설된 가스관을 콘크리트 더미가 둘러싼 구조물을 말한다.
잠실 이외에 현재 7개 선착장 중에서는 여의도 인근 한강에 가스관 보호공 등이 설치돼 있다고 시는 밝혔다. 다만 수심이 7m가량으로 파악돼 사고 우려가 낮다고 했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이번 충돌 사고는 가스관과 충돌한 것이 아니라 모래 자갈, 흙바닥에 박혀있는 것으로 잠수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사고 당일 오후 12시 43분쯤에도 뚝섬에서 잠실로 출항하던 선박과 이물질이 접촉하는 문제가 보고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 오후 7시 50분쯤에는 잠실에서 뚝섬으로 입항하던 선박의 프로펠러가 부유 중이던 로프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는 잠실 선착장 일대 항로 수심을 결정할 당시 기준치 1.8m에 여유 수심 1m를 더해 총수심 2.8m 이상이 확보됐다고 판단했지만 사고를 예측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저희도 이렇게까지 수심이 낮아질 것으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11월을 겪어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강 위에 떠 있는 부표 형태 항로표시등 기능 문제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박 본부장은 "(잠실) 선착장과 가까운 빨간 부표가 운항 시간에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충전 배터리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돼 업체가 교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시는 오는 19일 오후 만조 시 멈춘 선박이 물에 떠오르면 이동시킬 예정이다. 이달 16일부터 압구정·옥수·뚝섬·잠실 운항은 중단하고 마곡·망원·여의도 구간만 운영한다.
이후 신규 항로 준설 계획을 고려해 한남대교 상류 항로 수중 탐사, 저수심 구간 토사퇴적 현황 확인, 부유물 및 이물질 제거, 선기장 교육 강화 등 안전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한남대교 상류쪽 상황에 대해 정밀 검측을 해서 안전 수심을 확보할 수 있는지, 퇴적이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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