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이용' 헌재 게시판에 탄핵 반대 23만 건 도배한 58명 적발

'디시'에 링크 게시…헌재 홈페이지 일시 중단
"매크로 부정행위 형사 책임 철저히 물을 것"

경찰청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악성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 탄핵 반대 게시글 약 23만 건을 반복 게시하며 홈페이지를 일시 마비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 1대는 3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탄핵 반대 게시글을 대량으로 반복해 올린 58명을 지난달 31일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헌재 홈페이지에 장애를 일으켜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매크로를 유포한 남성 A 씨(38)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 매크로 링크를 게시하고 본인도 해당 매크로를 이용해 헌재 게시판에 4만 4000여 건의 게시글을 자동 등록했다.

A 씨가 올린 매크로 링크를 따라 접속한 57명도 19만 건의 글을 반복 게시하며 홈페이지 일시 마비를 초래했다.

앞서 3월 10일 헌재 홈페이지 접속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경찰은 매크로 유포 경로를 추적해 입건 전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게시글을 추적해 최초로 올린 A 씨를 입건하고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매크로 소스코드를 압수, 혐의사실을 조사했다.

입건된 58명 가운데 남성은 41명, 여성은 17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16명)와 30대(30명)가 가장 많았다.

직업대별로는 무직(21명)이 가장 많았고 회사원(19명)과 자영업(7명)이 그 뒤를 이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매크로와 같은 불법 자동화 프로그램을 악용한 부정행위 전반에 대해 집중 단속하고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정책 여론 조작은 물론 티켓 예매·상품 거래 등 생활 밀착형 영역에서 매크로를 악용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협력해 불법 자동화 프로그램 유포·사용자에 대한 형사 책임을 철저히 물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