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시민들 "증시 도움" 대체로 긍정 평가 속 우려도

"시민 경제에 큰 영향 없을 것" 부정적 반응도
민주노총 "美 통상 압박 굴복한 사대 외교" 비판 성명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권준언 강서연 기자 =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장기간 교착상태였던 관세 협상이 마침내 타결되자, 시민들은 대체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다만 관련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민생 경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는 의견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관세 외 다른 분야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주가에 긍정 영향 기대…"코스피 지수 상승에 도움 될 듯"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시민들은 전날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특히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어서, 국내 및 미국 주식 시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금융사에 재직 중인 김 모 씨(27·남)는 "현대자동차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협상 타결로 인해 주가가 오를 것 같다"며 "코스피 지수도 전반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가 한국에서는 핵심 산업인데, 그것에 힘이 실리는 것은 우리 경제 상황이나 주주들에게도 긍정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 모 씨는 "한국의 주력 산업에 부담이 줄어 다행"이라며 "가파르게 오른 환율도 점진적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도 협상을 계속하려고 한 것 같아 국제 관계에서도 우리나라에 대해 긍정적으로 볼 것 같다"고 했다.

30대 남성 한 모 씨는 "협상 결론이 나오면서 그동안 리스크라고 지적된 부분이 해소됐으니, 외환 시장이나 환율에 안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한화오션이나 조선업 쪽 호재도 이어질 것 같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선방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본질은 미국이 한국 경제 쥐락펴락하는 구조적 문제" 비판

반면 협상 타결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잠시일 뿐, 민생 경제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해 "참담한 사대 굴욕"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40대 직장인 임 모 씨는 "조선업 등 일부 업계에 대해서만 영향이 있을 뿐, 이번 협상 결과가 전체 주식 시장을 견인할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며 "일반 시민의 삶에 큰 변화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도 노력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관세 외 다른 분야에 대한 관계나 정책도 달라질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나 모 씨(24·남)는 "'협상'이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역학관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 같다"면서도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시기에 그 정도 규모의 대미 투자 액수를 정한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정 모 씨는 "이번 협상 타결 직후에는 가파르게 오르다가도 오히려 그 거품이 걷히면 더 떨어질 수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이번 합의를 불확실성 해소'라 자화자찬하지만, 실상은 미국의 통상 압박에 굴복한 사대 외교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결과적으로 자동차 산업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잃고, 국내 생산이 줄어들 위험에 놓였다"며 "정부는 외환보유액의 운용수익과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기채(채권 발행)로 조달해 국내 외환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은 미국 자본의 이익 앞에서 한국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이 얼마나 쉽게 희생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협상의 본질은 미국이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종속적인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강조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남북 상황에 긍정적"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20대 남성 정 모 씨는 "우리의 위치가 미국, 북한이 서로 견제하는 상황을 신경 써야 하는데 그 사이에서 이번 승인을 계기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북한의 핵 억제력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80대 남성 이 모 씨는 "여전히 남북 대치인 상황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은 없겠지만, 그래도 준비는 해야 하니까 (이번 승인은) 잘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