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경고등' 서울 향후 5년간 10m 이상 지하 굴착공사 300여곳

강남구 150개 공사 예정…전체 절반 이상 밀집
시 "매달 1회 점검…대형 공사 주1회 집중 점검"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싱크홀(땅 꺼짐) 사고 발생으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2025.3.2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향후 5년간 서울 전역에서 땅속 10m 이상을 굴착하는 공사 현장이 3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심 곳곳 지하 공간 개발 및 보수 필요성이 늘어나면서 지반 침하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시가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깊이 10m 이상 지하굴착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 시내 공사 현장은 총 153곳이다. 이를 제외하고 향후 5년간 예상되는 굴착 깊이 10m 이상 공사장도 261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굴착 깊이 10m 이상 20m 미만인 굴착공사를 수반하는 사업은 '소규모지하안전평가' 대상이다. 20m 이상 공사를 수반하는 사업도 '지하안전평가' 실시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자치구별 굴착 깊이 10m 이상 공사 현황으로는 △서초구 25곳 △강남구 20곳 △성동구 12곳 순서로 많았다.

2029년까지 시공 예정인 성동·동대문·성북·강남구 관할 동부간선 지하화 사업을 포함하면 강남·성동구 지역 내 공사장 수는 한 곳씩 추가된다.

특히 강남구에는 향후 5년간 150개에 이르는 10m 이상 굴착 공사가 밀집된 것으로 집계됐다. 5년간 서울 전체(261개)에 예정된 10m 이상 굴착공사의 약 5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공사 유형은 청사 건립, 주거단지·업무 시설 신축공사 등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 밖의 자치구에서는 주택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고됐다.

대형 개발을 위한 깊은 심도의 지하 굴착공사로 인해 유출되는 지하수는 싱크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하 공사로 인한 지반 약화 또는 부실공사 우려도 있다.

실제 지난 3월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 사고 당시 지하철 9호선 연장을 위한 터널 굴착 공사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은 건축 공사장부터 대형 공사장까지 사업별 공사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공사를 위험 요인으로 볼 수는 없다"며 "주민들에게 피해가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공동(지하 빈공간) 하나하나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4월부터 굴착공사장 인근에 대해 매달 1회 특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지하철·도로터널과 같은 대형 공사장 주변은 주 1회 집중 점검을 통해 상시 위험 요인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시가 2014년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3만 3129㎞를 대상으로 실시한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서울시 공동은 총 7760개로 조사됐다.

공동 7760개의 위치, 발견일, 규모, 조치결과는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에서 'GPR 탐사지도'를 선택해 확인할 수 있다.

위성곤 의원은 "서울 도심 곳곳에서 10m가 넘는 깊이의 지하 굴착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싱크홀은 단 한 번의 사고로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의 정밀 조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