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범죄 도시' 시아누크빌…삼합회도 관여

'시진핑 2기' 중국 본토에서 범죄 조직 몰려와
"캄보디아 일대 강압적 인신매매 광범위"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2025.10.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프놈펜=뉴스1) 권준언 김종훈 기자 =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일대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감금·고문 등 잔혹 범죄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동남아 '범죄 단지'의 실질적 배후로 중국계 범죄 조직이 지목되고 있다.

16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경찰 설명 등을 종합하면 중국 최대 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를 비롯한 중국계 범죄 조직들이 캄보디아·미얀마 등지에서 사이버사기, 인신매매, 감금, 고문 등 각종 범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ODC 보고서에 따르면 시아누크빌 내 주요 범죄 조직 대부분은 중국인이 운영하고 있다. 2024년 3월 한 달간 진행된 대대적 단속에서 13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대다수가 중국인이었다. 당시 주캄보디아 중국대사관은 체포된 자국민이 7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시아누크빌은 원래 캄보디아와 중국 정부가 공동 개발한 산업 특구였다. 그러나 시진핑 2기(2018년) 들어 중국 내 대대적인 반부패 운동이 전개되자, 마카오 카지노 자본과 도박 관련 조직들이 대거 동남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국내 한 경찰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자국 내 강력한 처벌을 피해 동남아로 이동해 활동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들은 주로 범죄에 필요한 장비나 장소를 임대하고, 각국에서 인력을 모집해 조직을 꾸리는 형태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현지인 A 씨도 뉴스1에 "2017년쯤 중국 정부가 본토 카지노를 금지하면서 중국인들이 현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라며 "코로나19 유행 시기엔 그 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19년 가을, 캄보디아 정부가 온라인 도박을 전면 금지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카지노 자본이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조직들은 곧바로 불법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로 사업을 전환했다.

UNODC는 "코로나19 초기부터 범죄 단지로 속아 끌려간 사람들이 강제노동에 투입되는 사례가 급증했다"며 "지난 5년간의 경찰 보고서와 법원 문서를 종합할 때, 이러한 형태의 강압적 인신매매가 캄보디아 전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계 최대 폭력조직인 삼합회 역시 동남아 온라인 범죄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합회 계열 조직 '홍문(洪門)'의 파벌 '14K' 출신인 완 콕코이(Wan Kuok Koi)는 캄보디아 등지에 '세계홍문역사문화협회'를 세우고, 동남아 여러 지역에서 범죄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부러진 이빨(Broken Tooth)'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완 콕코이는 1998년 마카오 경찰에 체포돼 14년간 복역한 바 있다. 그는 2020년 미 재무부로부터 '삼합회 지도자'로 공식 지목됐다. 그가 운영하는 기업들은 마약 밀매, 인신매매, 불법 도박 등 다양한 범죄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미얀마 및 인근 지역의 카지노 및 온라인 사기 단지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14일(현지시간) 온라인 스캠 센터를 운영한 혐의로 '프린스 그룹(Prince Group)'의 설립자 겸 회장인 천즈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 검찰은 천즈와 일당이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을 운영하며 '강제 노동 시설'을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법무부는 그가 보유한 150억 달러(약 21조원) 상당의 비트코인에 대한 몰수 소송도 제기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압수 소송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해당 혐의로 천즈 회장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최대 4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