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에 정부 온라인 서비스 70개 먹통…국가 전산망 위기(종합)

작업자 1명 경상…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상 가동

26일 오후 8시20분께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불은 5층 전산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전산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온라인 서비스 70개가 마비됐다. 2025.9.27/뉴스1 ⓒ News1 김종서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한지명 김종서 기자 = 정부 전산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대전 유성구 소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 26일 화재가 발생해 정부 온라인 서비스 70개가 마비됐다.

이날 오후 10시 50분 기준 화재는 대부분 진압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건물 내부 연기로 인해 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확산이 없더라도 전산망 복구가 늦어질 경우 심각한 행정정보체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번 사고는 국정자원 5층 무정전·전원 장치(UPS)실에서 배터리 교체 작업 도중 리튬배터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벌어졌다.

이 불로 배터리 교체 작업자 40대 1명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100명도 자력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전산실 리튬배터리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접수해 소방 인력 101명, 소방 차량 31대를 투입해 화재를 진압 중이다. 소방당국은 데이터장비 손실을 고려해 이산화탄소 소화기 등을 이용해 불길을 잡고 있다.

행안부는 화재로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를 포함해 1등급 12개, 2등급 58개 시스템이 지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원정보분석시스템은 접속이 불가하며 온라인 행정심판시스템, 청렴포털시스템은 로그인이 불가능하다.

전국 119신고와 접수 및 출동시스템은 정상 운영 중이지만 영상신고시스템, 구급스마트시스템 등 일부 기능 장애가 발생했다.

위치정보조회시스템은 행안부 공동대응센터로 변경하는 비상 대응 조치를 했다.

다만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은 국정자원 대구 분원에서 담당해 신청·조회·발급·이용이 가능한 상태다.

행안부가 마련한 공공 1·2등급 정보시스템 서비스수준협약(SLA) 표준안에 따르면 1등급 시스템을 2시간 이내, 2등급 시스템을 3시간 이내에 복구해야 한다.

이를 초과하면 지체시간(분)에 따라 제재금을 산정하고 서비스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가 적용된다. 인적 장애나 반복 장애 등도 선택 지표로 설정해 관리 수준을 강화한다. 다만 이 기준은 2026년까지 시범 적용하며 2027년부터 의무화한다.

국정자원은 국가 주요 정보 자원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행안부 소속 기관이다.

본원은 대전이며 화재 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광주와 대구에 분원 총 2곳을 두고 있다.

국정자원이 관리하는 국가 정보 시스템 수는 수천 개 단위로 파악된다.

복구 예상 시점은 파악되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기가 가라앉고 내부에서 작업을 해봐야 (복구 시점을) 알 수 있다"며 "서버를 껐다 켜 재가동하면 되는지 가동 시스템을 옮겨야 하는지 등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화재를 신속히 진압하고 인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서비스 장애 복구를 위해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신속히 복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를 마친 뒤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