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공공성 강화"…서울대병원 노조 3600명 무기한 파업 돌입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72단계 호봉체계 개선 촉구
"김영태 병원장은 파업 사태 해결하라" 1000명 모여 파업대회
- 신윤하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 서울대병원 노동자 3600여 명이 24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파업대회를 열고 "서울대병원의 설립 목적은 '국민 보건 향상'이고 태생부터 모두의 건강을 지켜야 할 책무를 안고 있지만, 그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국립대병원을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함으로써 의료 공공성을 증진시키고, 72단계로 나뉜 호봉체계를 개선하라는 등의 요구사항들을 올해 단체교섭을 통해 제시해 왔다. 노조는 지난 17일 1차 경고파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요구에 대해선 '교수들이 이를 반대한다'며 거부했고, 72단계의 호봉체계 개선 요구에 대해선 '인사경영권이기 때문에 노조와 협의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총임금제로 임금을 묶어놓고 인력 충원을 막아놓고 어떻게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란 말이냐"며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 한 이야기가 노동 존중하겠다는 것과 국민 건강 생명을 국가가 지키겠다는 것이었는데 아직까지 허울좋은 말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추산 조합원 1000여 명은 이날 서울대병원 앞에 모여 '서울대병원답게, 의료공공성 강화'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김영태 병원장은 파업 사태 해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의사를 제외하고 서울대병원과 서울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임상병리사, 의료기사 등 직군으로 구성돼있다.
파업대회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선 '교섭은 하기 싫고 병원장은 하고 싶고' '서울대병원은 공공병원 공공성 강화하라' 등의 피켓을 든 박경득 의료연대본부장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의 진정한 의료 재난 지역과 공공의료를 살릴 수 없기 때문"이라며 "다시 무기한 전면파업을 하는 이유는 시계탑 안에 앉아 고집을 부리는 서울대병원장 김영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태석 파업대책본부장은 "서울대병원 경영진에게 '병원 적자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 물었더니 '수익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며 "더이상 공공의료는 강화하지 않고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말과 진배없다"고 비판했다.
파업을 지지하는 서울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도 서울대병원에서 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김 병원장을 향해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노조는 성실하게 교섭에 임했고, 지난주부터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매일 단체교섭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지만 김 병원장은 파업 전에는 단체교섭을 못 하겠다는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병원장은 공공병원장의 책임을 망각한 궤변과 아집을 내려놓고. 노동자와 환자들의 정당하고 절실한 요구에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측은 이날 파업으로 인해 접수된 불편 민원 등이 없다고 답변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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