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거리 나온 노동자 7000명…"공공기관 정책 전면 전환"

공공기관 노정교섭 법제화 등 촉구…"정부, 낡은 프레임 반복"
"12월까지 쟁의권 확보할 조합원 9만명…싸움 더 커질 것"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숭례문앞에서 열린 '공공기관 노동자 총파업 총력투쟁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9.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 공공운수노조 소속 공공기관 노동자들 7000여명이 이재명 정부에 공공기관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요구하며 폭우가 내리는 도심 속 총파업·총력투쟁대회에 참석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열고 공공기관 노정교섭 법제화 등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7000명, 민주노총 추산 1만 명이 총파업대회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비가 내리는 현장에서 우비를 입고 '바꾸자! 공공기관!'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한때 비가 거세지자, 참가자들이 소리를 지르기도 했으나 시위 현장을 지키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공공운수노조는 △공공기관 노정교섭과 민주적 운영 위한 법 개정 △ 총인건비제 전면 개선 △윤석열 정부 직무성과급 지침·혁신가이드라인 폐기 △현장 인력 충원과 안전한 일터 구축 △공공서비스 공공성 확대·정부 재정 책임 강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차별 철폐 대책 수립 요구 관철 등을 주문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8월 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경제성장전략 속에는 규제 완화와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 낡은 프레임만 반복됐다"며 "‘공공기관을 민주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된 정부가, 정작 ‘공공기관을 시장성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세부 과제를 내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엄 위원장은 "정부의 정책 후퇴를 지켜본 공공운수노조는 직접 대화를 통해 정부와 소통하며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7월 국무총리실에 노정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돌아온 건 '만날 수 없다'는 답이었다"며 "ILO가 권고한 공공기관 노정교섭 제도화는 국정과제에서 최종적으로 빠졌다"고 덧붙였다.

엄 위원장은 "9월부터 12월 사이에 쟁의권을 확보하는 조합원은 총 9만 6000명에 이른다"며 "싸움은 더 커지고 더 거세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숭례문앞에서 손팻말로 비를 가리며 '공공기관 노동자 총파업 총력투쟁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5.9.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공공운수노조는 정부의 응답이 없으면 쟁의권 확보 순서에 따라 10월부터 12월까지 파업과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국립대병원 4개의 공동파업에 나선 의료연대본부의 윤태석 부본부장은 "의료연대본부가 파업에 돌입한 이유는 현재로서는 지역의료 격차 해소, 공공의료 강화 등 국정과제를 달성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며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공공병원 역할과 지원 강화, 모든 병원 돌봄 노동자의 인력 기준 상향과 인력 충원, 노동조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4개 국립대병원이 공동파업을 진행한 건 2004년 이후 21년 만의 일로, 향후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약속하지 않으면 강도 높은 2차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게 의료연대본부의 입장이다.

총파업대회 참석자들은 대회 종료 후 오후 4시부터 숭례문, 서울역, 숙대입구역, 삼각지역을 거치는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삼각지역에서 마무리 집회를 진행한단 방침이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