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교 7곳에 '日변호사 사칭' 폭파 협박…발신지는 미국(종합2보)

이틀 연속 협박 팩스…학생 대피 후 귀가
일본·미국 공조요청…경로 추적 수사 확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 64일 서울의 한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5.6.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신윤하 송송이 박동해 기자 = 서울 소재 고등학교 7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팩스가 접수돼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동일한 번호로 송신된 팩스의 발신지가 미국인 것으로 특정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서초·성북·종로경찰서 등은 이날 오전 관내 고등학교 7곳으로부터 협박 팩스를 수신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이번 팩스가 모두 일본 변호사 명의로 전송됐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는 한 일본 변호사의 명의를 도용해 폭발물 협박에 악용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서대문구·서초구·강남구·동작구·성북구·중구에 위치한 고등학교 6곳에서 협박 팩스가 도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1시 8분쯤에는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폭파 협박이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종로경찰서가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학생 1000여 명은 폭발 예정 시간이 지날 때까지 운동장으로 대피했고, 오후 2시에는 전교생이 귀가했다.

팩스에는 "시설 내 여러 곳에 고성능 수제 폭탄을 설치했다"며 "이번엔 진짜로 폭파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팩스 역시 실제 위험 수위가 낮다고 판단하고 일대 순찰을 강화했다.

전날 오전에는 서울 종로구의 한 중학교에서, 지난 25일에는 중구 신당동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같은 내용의 팩스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출동한 바 있다.

관련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8월 들어 집중적으로 발생한 협박 팩스의 발신 번호가 동일한 것을 근거로 발신지를 미국의 한 웹 팩스 회사로 특정했다.

다만 경찰은 해당 웹 팩스 회사에는 누구나 가입해 팩스를 보낼 수 있는 만큼 최초 발신자가 미국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일본에도 공조 요청을 보낸 바 있으며 향후 팩스 전송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양측에 수사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