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경영 위기, 연세대에 불똥…개강 앞두고 공사 지연 "난감"
홍성건설 법정관리에 하도급업체, 연세대에 '유치권 행사'
업체 "발주처가 직불해야" vs 연세대 "지급 의무 없어"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9월 문을 열 예정이었던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과학원 건물이 시공사와 하도급업체 간 공사대금 문제로 완공이 지연되고 있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하도급업체들은 과학원 증축 현장에서 유치권을 행사하며 연세대에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연세대는 "미지급(대금)에 대한 직접 지급은 시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과학원은 연세대 생명시스템대학의 교육·연구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2023년 6월 증축 공사에 들어갔다. 시공은 경북 경산 소재 건설업체 ㈜홍성건설이 맡았고, 본래 면적 약 6611㎡,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지난 6월 14일 준공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홍성건설이 지난 6월 경영 위기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발생했다. 홍성건설로부터 일감을 수주받은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불거졌다.
이에 하도급업체 9곳은 연세대에 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공사 현장에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과학원은 외관이 완성된 상태로 내부공사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약 30억 원 규모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A 하도급업체의 관계자는 "작년 12월부터 업체들이 미지급 사태를 우려해 연세대에 직불 요청을 했지만 거절됐다"며 "연세대가 홍성건설이 대금을 착복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도급업체 대신 홍성건설에 기성금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하도급업체들은 발주처인 연세대에도 지급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원사업자(홍성건설)가 하도급대금 2회분 이상 지급하지 않았을 경우, 발주자인 연세대가 공사대금을 하도급업체에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B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공사 초반부터 홍성건설이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여러 차례 하도급 직불을 요청했지만, 발주처가 전례가 없다며 계속 거부했다"며 "영세 하도급업체들은 공사를 맡으면 직접 자재비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단돈 몇억만 지급받지 못해도 회사가 자금난에 바로 빠진다"고 호소했다.
연세대는 공사계약에 차질이 생기자, 홍성건설과 맺은 계약을 지난달 해지했다. 연세대는 잔여 신규 예산을 확정한 뒤 신규 시공사와 계약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업체들은 누구에게도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C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기존 업체들을 유지하며 공사를 준공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의사를 표명했지만 연대 측에서는 새로운 시공사를 찾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하도급업체들이 계약당사자인 홍성건설이 아닌 학교에 항의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연세대는 "다음 학기부터 신입 교원들의 연구실, 실험실과 학생 강의실로 제공될 공간인데 공사가 지연돼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타절 정산 결과 직접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미지급 공사대금은 없는 것으로 파악해 미지급에 대한 직접 지급은 시행하기 어렵다"며 "장기적인 공사 지연은 교육 연구에 큰 차질로 이어지기에 최대한 빨리 재개하려고 하고 있으나 신규 공사업체 선정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성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인 연세대가 일방적으로 공사계약 해지 공문을 보낸 상태여서 아직 정산 금액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세대에서 정산받을 금액이 확정돼야 하도급 업체들에도 금액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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