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앞 시위대, 경찰에 툭하면 "관등성명" 요구…신상공개는 처벌될 수도
"중국 경찰이냐"…빗발치는 항의에 현장 경찰관 정신적 고통 호소
경찰관이 집회·시위 현장서 관등성명 대야 한다는 내규·지침 없어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을 향해 '관등성명을 대라'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소속과 직급을 알릴 의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헌재 앞 도로에 배치된 경찰이 안전 관리를 이유로 차벽과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시위대의 이동을 제한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헌재 앞에서 같은 당 의원들과 함께 윤 대통령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시민이 던진 '날계란'에 봉변을 당하면서 시위대 이동이 완전 차단되자 항의 수위가 높아졌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을 향해 "관등성명을 밝혀라", "당신이 누군지 기록하겠다"며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촬영했고,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는 경찰관의 이름과 직급을 비롯해 영상을 공유하며 관등성명을 대지 못하는 경찰을 '공안 경찰', '짱개 경찰'이라고 비하하는 게시물이 여러 건 확인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공안 의심 경찰이 관등성명을 못 대고 공무원증도 제시 못 한다"며 "중국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에 따르면 경찰이 불심검문이나 직무 질문을 할 경우, 본인의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목적을 설명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집회·시위 현장에서 참여자의 요구에 따라 경찰관이 소속·성명을 고지해야 한다는 내규나 지침은 없다.
현장 경찰들은 윤 대통령 지자자들의 관등성명 요구와 신상 유포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경찰이 체력적으로 소진되는 것은 물론, '중국 경찰이냐', '시진핑을 욕해보라'며 신분증 제시와 관등성명을 반복적으로 요구받아 정신적 고통도 호소하고 있다"며 "유튜버들에 의해 계속해서 카메라로 촬영 당하는 상황에서 신분 노출 우려도 있어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질문에 응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관을 촬영해 온라인에 게시하는 행위가 공익적 목적일 경우에는 범죄로 보기 어렵지만, 비방이나 모욕의 의도가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
김태연 태연법률사무소 형사전문변호사는 "비방 목적으로 경찰관의 신상을 공유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다"며 "'짱깨 경찰'이나 '공안 경찰' 등 모욕의 의도가 있는 발언과 함께 게시한 경우 모욕죄로 처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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