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정보라, 퇴직금 소송 승소 "근로시간에 강의준비 포함"

"시간 강사 근로시간, 강의 시간 3배로 측정해야" 대법 판례 인용
정보라 "비정규직 강사, 교수와 하는 일 같지만 대우 여전히 차이"

15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한 시민이 정보라의 소설인 '저주토끼'를 살펴보고 있다.2022.4.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11년간 시간 강사로 일했던 연세대학교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 소송을 낸 정보라 작가가 일부 승소했다. 정 작가는 2022년 소설집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3단독 강지현 판사는 정 작가 측이 제기한 퇴직금, 주휴 및 연차 수당, 노동절 급여 지급 청구 소송에 대해 퇴직금 335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8일 판결했다.

앞서 정 작가는 2010년 3월부터 연세대에서 러시아어, 러시아문학 등 과목을 학기당 6~9학점을 강의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주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근로자는 초단기 근로자로 분류돼 고용주는 퇴직금, 주휴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법원은 이와 관련해 시간 강사 근로 시간을 강의 시간의 3배(강의 준비, 평가 등 시간 포함)로 측정해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따라서 정 작가가 초단기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퇴직금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강 판사는 "정 작가가 근무를 시작한 2010년 1, 2학기엔 주당 근무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해서 3배를 곱해도 15시간이 되지 않는다"라며 "이 기간을 빼고 퇴직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규직 교수는 한 학기에 1시간만 수업해도 월급, 수당을 다 받는다"며 "비정규직 강사는 똑같은 일을 해도 15시간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대학 강사가 하는 일이 정규직 교수와 양적, 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법적 판례를 원했다"며 "(항소 여부에 대해선)변호사,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과 의논을 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작가는 2022년 4월 연세대를 상대로 5000만 원의 퇴직금과 주휴·연차수당 등 각종 수당 2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정 작가는 학교에서 강의한 11년 전체를 퇴직금 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세대 측은 시간강사의 처우 등을 규정한 강사법 시행(2019년 2학기) 이후부터 근로 시간을 따져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