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73층서 체포된 롯데월드 '스파이더맨'…어떤 처벌 받을까

건조물침입죄→업무방해로 혐의 변경…"형량 높지 않은 건 사실"
제2의 톰슨·제3의 알랭 로베르 우려…롯데"구조적 대응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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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서 조지 킹 톰슨씨가 맨손으로 등반하고 있다. (송파소방서 제공) 2023.6.12/뉴스1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12일 새벽 5시. 롯데월드타워 4번 게이트 앞 철제 외벽에 한 남성이 나타났다.

게이트 앞 외벽 지상 2.5m 높이엔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대각선 홈이 있다. 등에 검은색으로 된 낙하산 장비를 멘 한 남성은 이곳에 손가락을 넣고 지상에서 발을 떼고 건물 위로 향했다.

1층, 10층, 20층 그리고 73층까지. 한 걸음씩 천천히 올라간 결과 4시간 만인 8시52분쯤 남성은 지상에서 309m 높이인 롯데월드타원 서쪽 73층에 도착했다. 전체 123층(555m) 중 약 2/3 지점까지 맨손으로 등반했다.

소방당국은 이곳에서 올라가는 그를 막고 곤돌라로 구조했다. 현장에서 바로 경찰에 붙잡힌 이 남성은 영국 국적의 '조지 킹 톰슨'(25)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롯데월드타워 등반은 오랜 꿈이었으며 6개월 전부터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톰슨은 앞서 2019년 영국 런던의 '더 샤드' 전망대(높이 310m)를 맨손으로 올라 옥살이한 전력도 있다.

롯데월드타워를 맨손으로 등반을 시도한 사람은 그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5월 '암벽여제' 김자인 선수는 롯데에 허가를 받고 안전장치를 착용한 뒤 2시간29분38초만에 정상까지 등반했다.

뒤이어 지난 2018년 프랑스 국적의 알랭 로베르(61)가 오른 적이 있다. 고층건물 등반으로 유명한 로베르 역시 톰슨과 마찬가지로 4번 게이트에서 시작해 73층에서 멈췄다.

사전 허가와 안전 장비를 갖춘 김자인 선수와 달리 무단으로 초고층 건축물을 오르는 사례가 또 나타날 수도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롯데월드타워가 세계 7위 마천루이자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건축물인 만큼 모험가들에겐 한 번쯤 정복하고 싶은 곳이다. 제2의 톰슨, 제3의 알랭 로베르가 또 나타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지 킹 톰슨씨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무단으로 오르다가 3시간 만에 구조 후 체포됐다. (독자제공)2023.6.12/뉴스1

게다가 현행 법으론 톰슨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기 어렵다. 경찰에 따르면 톰슨은 건조물침입죄가 아닌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톰슨이 어떤 처벌을 받던 두 죄목 모두 처벌 규정이 강하진 않다. 형법 319조 '건조물침입죄'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업무방해'의 경우 건조물침입죄보단 처벌 규정이 강하지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수준이다.

이 때문에 법조인들은 강한 법적 처벌을 통한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건축물 보완 등의 대책이 좀 더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 롯데 측도 보안 강화와 건축물 보완 쪽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형량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업무방해죄 범위는 워낙 다양하고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형을 높이면, 간단한 업무방해도 심하게 처벌받을 수 있는 등 '법의 형평성'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법의 잣대보단 이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막는 게 문제해결에 더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형 로펌 형사팀에 재직 중인 한 변호사도 똑같이 '법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해당 죄목은 형량이 높지 않다. 아마도 강한 처벌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건물 관리를 담당하는 롯데물산 관계자는 "일단은 톰쓴씨가 사고 없이 구조돼서 정말 다행"이라면서 "2018년도에 이어 올해도 이런 일이 있어서 현재 건축물 자체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적 대응을 검토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