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체납차량 합동단속, 2시간에도 효과 입증…운전자들은 '당황'

강남구·동대문구서 시범단속…자동차세·과태료 등 현장서 납부
"첫 단속서 나타난 문제점 개선해서 지속적으로 추진"

경찰청, 서울시,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일대에서 음주단속 및 과태료 고액·상습 체납, 고속도로 통행료 체납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2022.4.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음주운전 단속하겠습니다. 잠시만요. 체납차량입니다. 차량을 이쪽으로 이동해주십시오"

14일 오후 9시20분, 서울시 강남구 신사역 2번 출구 앞. 전국에서 처음으로 음주단속과 체납차량 단속이 동시에 시작된 지 20분 만에 체납차량이 적발됐다. 음주 측정을 마친 후 이동하려던 30대 아우디 운전자 A씨는 '체납차량'이라는 얘기에 당황한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찰뿐 아니라 서울시 재무국 38세금징수과 직원, 취재진이 갑자기 몰려들자 운전자는 창문만을 살짝 연 채 경찰관에게 연유를 물었다.

김금선 강남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이 "음주단속과 체납차량 단속을 같이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자동차세 4건 미납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운전자가 체납 사실을 듣던 중 추가로 속도위반 등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3건의 과태료 총 12만9360원도 미납한 사실도 확인됐다.

운전자는 "현금으로 내겠다"며 5만원권을 내밀었지만 계좌이체만 된다는 답을 들었다. 경찰관은 "빨리 내고 가시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A씨를 설득했고 결국 체납액을 모두 내고서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

경찰청과 서울시, 자치구, 한국도로공사 등 4개 기관은 이날 밤 9시부터 11시까지 음주·체납차량 야간 합동단속을 실시했다. 서울시 강남구 신사역 2번 출구 앞과 동대문구 청계천로에서 같은 시간에 시범 단속을 시작했다.

그간 고액·상습체납자 소유 차량은 실제 점유자와 소유자가 달라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지방세, 세금,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 등 각종 고지를 정상적으로 통보받을 수 없고 기관별로 시스템이 연계돼 있지 않아 단속에서 적발돼도 개별기관의 체납액만 징수가 이뤄졌다. 이에 관계기관은 경찰이 상시로 실시하는 음주단속 현장에서 고액·상습 체납차량 단속을 병행하기로 한 것이다.

경찰은 음주운전과 대포차, 서울시는 자동차세 2회 이상 체납하거나 과태료 30만원 이상 체납차량, 압류차량을 단속 대상으로 했다. 또 고속도로 통행료를 20회 이상 체납한 차량 역시 단속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체납 단속을 결합한 형식인데 음주단속을 하면서 동시에 경찰차 내부에 마련된 차량 번호판 자동판독 시스템(AVNI)이 체납차량 여부를 확인했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앞에서 번호판 자동판독시스템(AVNI)을 장착한 차량이 지나가는 차량의 체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와 자치구,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 등 4개 기관은 강남과 동대문 일대에서 음주운전 차량과 체납 차량을 합동 단속했다. 단속 대상은 자동차세를 두 번 이상 안 냈거나 과태료 또는 20회 이상 통행료를 체납한 차량, 음주운전자와 대포차 등이다. 서울시는 단속에 적발된 체납 차량은 현장 징수되며, 납부를 거부하면 번호판이 영치되거나 차량이 견인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2.4.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첫 체납차량을 발견한 후 한동안 뜸하다 20여분이 지난 9시42분쯤 또 다른 아우디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곧바로 경찰의 안내로 차에서 내린 30대 운전자 B씨는 길가 한쪽에서 물로 입안을 헹군 후 음주 측정을 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100일 수준인 0.078%로 나왔다.

B씨 역시 1건의 세금을 체납한 것으로 표시됐지만 차량 명의 이전 과정에서 전 소유주가 미납한 것으로 확인돼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했다.

9시51분쯤에도 체납차량이 적발됐다. BMW를 몰고 가다 적발된 30대 운전자 C씨는 1건의 자동차세 26만7590원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곧바로 이체를 완료했다. 해당 운전자는 '체납 여부를 몰랐느냐'는 질문에 "제 이름으로 오는 우편물이 거의 없어서 몰랐다"고 답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세는 모르고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음주·체납 단속이 이뤄지던 지점에서 개인형 이동장치(PM, 전동킥보드)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남성이 음주단속에 걸리기도 했다. 경찰은 "전통킥보드도 음주 단속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49%로 경찰은 면허정지 100일 수준이라고 전했다. 단속에 걸린 20대 남성은 "업무에 운전도 포함돼 있다"며 경찰관에게 '100일 정지가 맞느냐'고 계속 묻기도 했다.

강남구 신사역 앞에서 2시간 동안 4개 기관이 합동으로 한 음주·체납차량 야간 단속 결과, 지방세 체납 3건(58만3060원), 자동차세 미납 1건(26만7520원), 과태료와 속도위반 등 도로교통법 위반 과태료 3건(12만9360원)을 적발해 모두 징수했다. 또 일반 차량과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을 각각 1건씩 적발했다. 음주·체납 단속에 적발된 차량은 모두 외제차로 운전자는 모두 30대 초반이었다. 동대문구에서 실시한 단속에선 음주운전은 적발되지 않았지만 일부 차량이 체납 단속에 적발됐다.

김금선 계장은 "코로나로 많이들 힘든 상황인데 시민들이 음주·체납 단속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늘 단속에서의 문제점은 개선, 지속적으로 합동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아영 서울시 38세금조사과 조사관은 "이번 단속을 계기로 부족한 점은 보완해서 다음 단속에선 조금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전했다.

경찰청과 서울시 등은 유흥가 일대와 음주 사고 빈발지역, 식당가 진·출입로에서 음주차량을 대상으로 매월 마지막 주에 합동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앞에서 서울시세금조사관이 단속된 체납차량의 영치증을 들고 있다. 이날 서울시와 자치구,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 등 4개 기관은 강남과 동대문 일대에서 음주운전 차량과 체납 차량을 합동 단속했다. 단속 대상은 자동차세를 두 번 이상 안 냈거나 과태료 또는 20회 이상 통행료를 체납한 차량, 음주운전자와 대포차 등이다. 서울시는 단속에 적발된 체납 차량은 현장 징수되며, 납부를 거부하면 번호판이 영치되거나 차량이 견인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2.4.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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