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긴급구제조치 후 첫 수요시위…극우단체 원색 비난은 여전

경찰 300명으로 확대·수시경고방송…인권위도 현장 점검
정의연 "수요시위 방해 집회로 인권침해…원천 차단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판해 온 자유연대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수요시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조치 권고 이후 19일 처음 열렸다.

강화된 경찰 통제와 눈 내리는 궂은 날씨로 극우단체의 반대시위가 평소보다 차분했으나 피해자를 겨냥한 비난은 여전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소녀상 일대에서는 정의기억연대의 수요시위와 이를 반대하는 극우단체의 집회가 또다시 동시다발로 열렸다.

수요시위는 이날도 소녀상에서 북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서머셋팰리스서울 앞에서 50여명 규모로 개최됐다. 극우단체들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에 따라 1순위 신고로 소녀상 주변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수요시위 현장 남쪽에서는 자유연대,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 4개 단체가 반대집회를 열었다. 소녀상 앞에서는 진보성향 단체인 반일행동이 '소녀상 지키기' 집회를 이어갔다.

앞서 인권위로부터 '적극 대응'을 권고받은 경찰은 이날 현장 경찰력을 2개 중대에서 6개 중대(약 300명)로 확대 배치해 충돌에 대비했다. 집회 주체와 경찰, 시민 간 중재 역할을 하는 대화경찰도 4명에서 8명으로 늘렸다. 집회에서 나는 소음이 집시법상 기준치인 55데시벨(㏈)을 초과하면 소음을 줄여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단체가 동시에 집회를 하면 소리가 섞이기 때문에 모든 단체에 소음 자제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단체별 질서유지선 유지를 요청하고 불법행위 발생 시 채증하겠다며 수시로 경고방송을 했다.

이에 수요시위 발언을 덮을 정도로 큰 소리의 음악이나 비방성 구호가 이날은 들리지 않았다. 그간 일부 극우단체는 수요시위가 열리는 동안 스피커로 가요나 일본음악 등을 크게 튼 바 있다.

19일 서울시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1527차 정의기억연대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하지만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비난은 이날도 계속됐다. 자유연대는 "사기꾼 이용수" 등 발언을 이어갔다. 참석자 10여명은 "윤미향 구속, 정의연 해체, 소녀상 철거" 등 구호를 외쳤다.

인권위와 경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마이크를 잡은 자유연대 관계자는 "우리가 잠재적 범죄자냐"며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왜 인권위가 경찰에 강제조치를 강요하냐"고 외쳤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수요시위 반대 단체들은 헌법상 보장된 집회와 시위를 위해 관련 법규를 준수하며 집회를 이어왔다"며 "인권위를 허위사실 유포와 직권남용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연은 극우단체를 비판하면서 경찰의 적극 대응을 촉구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성별갈등과 지역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을 먹잇감 삼아 자신들의 존재 근거를 만들어 온 자들"이라며 "이들의 궁극적 목적은 수요시위 중단에 있지 않고 제국주의 식민주의 역사관으로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흔들고 민주주의와 평등, 인권의 가치를 뿌리째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종로경찰서 서장과 소속 경찰들은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수요시위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를 온전히 해소하라"며 "수요시위 방해를 목적으로 한 집회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권위는 앞서 13일 역사성·상징성 등을 감안해 수요시위를 적극 보호하는 긴급구제조치를 종로서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향후 긴급구제 조치로 권고한 사항이 이행됐는지 점검할 예정이며 이날 인권위 관계자들이 소녀상 일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일행동 구성원들이 19일 서울시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친일세력 청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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